[Talk&Talk] “사라지는 대구 청년 연극인…과감한 투자 필요해” 안민열 극단 백치들 대표

  • 정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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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14 15:52  |  발행일 2026-01-14
안민열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대표 인터뷰
지난해 12월 25~28일 서울 연희예술극장에 오른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연극 범이나라오르샤 공연 모습.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제공>

지난해 12월 25~28일 서울 연희예술극장에 오른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연극 '범이나라오르샤' 공연 모습.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제공>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연극 범이나라오르샤 포스터.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제공>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연극 '범이나라오르샤' 포스터.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제공>

지난달 말 홍범도 장군 다룬 작품 서울서 공연

지난해 '국가권력 3부작' 등 시대 투영 작품 선봬

안민열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대표

안민열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대표

"연극인들이 모이면 극장이 됩니다. 저는 항상 그런 '극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요."


지난해 12월 말 서울에서 공연을 마치고 온 대구 극단이 있다. 2012년 창단한 연극저항집단 백치들이다. 이번 작품은 홍범도 장군을 다룬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기획 '범이나라오르샤'로, 그의 청년 시절을 다루며 시대의 격변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풀어냈다.


최근 대명공연거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안민열(40)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대표는 '범이나라오르샤'의 작품집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작품의 아카이빙 뿐만 아니라, 조명이나 음향 작업, 기획부터 제작까지 지역의 후배 연극인들이 참고할 만한 실무적인 자료를 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극으로 세상을 저항한다"는 극단의 슬로건처럼, 그의 작업은 시대와 맞닿아있다. 지난해 '국가권력 3부작', 동시대 진출 프로젝트 '시대정신 3부작' 등을 선보이며, 각각 '인간적인'과 '범이나라오르샤'로 시리즈의 첫발을 뗐다. 시대가 직접적으로 투영되는 소재를 이용한 만큼, 두 편을 올리는 데엔 큰 소모가 있었다고. 그럼에도 그는 "사회에서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하는 한편, 시민으로서의 책무와 성취감을 자조적으로 느꼈다. 연극인으로서는 가식 없이 내 방식대로 목소리를 낸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25~28일 서울 연희예술극장에 오른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연극 범이나라오르샤 공연 모습.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제공>

지난해 12월 25~28일 서울 연희예술극장에 오른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연극 '범이나라오르샤' 공연 모습. <연극저항집단 백치들 제공>

올해, 대구 지역 중진 여배우 중심 고전작 준비

'시대정신 3부작' 확장…'인권' 주제 작품 재연

"청년 연극인 유출에 대한 자각·이유 찾아내야"

올해 계획 중 하나는 여성 서사로 풀어낸 고전이다. 지난해 남배우로 선보였던 '배우연극 프로젝트'를 중진 여배우들을 중심으로 꾸려나간다는 것. 독일 희곡 '보이체크'를 각색해 한국 사회의 악인을 투영하고, 퀴어적 요소와 블랙 코미디를 가미한 강렬한 드라마를 작업 중이다. 그는 "2008년에 데뷔를 했지만 아직도 글이 어렵다. 어떤 고전을 고스란히 남기는 것보다, 재연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행위자가 남는 글을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계획은 앞서 언급한 '시대정신 3부작'을 확장하는 것이다. '전쟁'을 키워드를 다뤘던 '범이나라오르샤'에 이어, '인권'을 주제로 북한 포로수용소를 소재로 하는 '별이 쏟아지는 물창 아래서' 재연을 계획 중이다. 다음 작품으로는 그가 요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후' 관련 담론을 다룰 예정이다.


청년 연극인들이 줄어드는 대구 연극계에 대해서는 "양성이 아닌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일침했다. 그는 "젊은 연극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을 계속 방치하고 있는 것 같다"며 "대학교를 제외하고 20대 청년들이 전문적 역량을 함양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대명공연거리 같은 공간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극히 드물다. 이들의 소중함에 대해 자각하고 사라지는 이유를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로 돌아왔던 이유는 딱 하나예요. '연극인들이 모여 있는 곳이 있더라.' 이런 단순한 이유로도 머무는 연극인들이 많아요. 시대 흐름이 흘러가려면 새로운 물이 계속 들어와야 서로 자극을 받고 도움을 받죠. 그런 점에서 이들이 지역에 잔류할 수 있도록 과정 중심의 과감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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