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대구형무소 복원과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

  • 광복회 대구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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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16 06:00  |  발행일 2026-01-16
광복회 대구지부장

광복회 대구지부장

2025년은 우리 민족이 일제강점기를 끝내고 되찾은 해방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였다. 국가보훈부가 7월 '이달의 독립운동'으로 '대한광복회 조직'을 선정했고, 2026년 새해 벽두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이 '1월의 독립운동가'로 대한광복회 지휘장 백산 우재룡 선생을 뽑았다. 나의 선친이신 백산 우재룡 선생을 기리는 결정에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한다. 선친의 발자취를 기억하고 그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는 노력은 언제나 나에게는 큰 책무로 남아 있다.


한 해를 보내고 또 한 해를 맞으며 감사함과 동시에 아쉬움도 크다. 나는 지난 2020년부터 대구 독립운동기념관 건립 추진 운동을 펼쳐왔다. 대구는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중심지로서 숱한 선열이 목숨을 바친 역사적 도시임에도, 이를 제대로 기릴 공간도 없다. 5년이 흘렀지만 아직 가시적 성과없이 2026년을 맞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집권 여당 대표가 대구의 국립독립기념관 건립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하고 추진에 나서는 희망의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진척은 없다. 이런 움직임이 올해에는 반드시 결실을 맺어야 할 지상과제가 되었다.


특히 대구형무소 복원은 더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5년의 노력으로 대구형무소가 서대문형무소보다 많은 순국선열이 수감·희생된 역사의 현장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지금 그 대구형무소는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그 자리에는 현대식 교회 건물이 들어섰고, 형무소 붉은 벽돌 몇 장만 남았고 작은 역사관 공간이 마련되었을 뿐이다. 이것은 단순한 건축의 문제가 아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영령을 기억하고, 그 희생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음을 후대에 전하는 정신의 문제이다. 역사를 바로 세우는 일은 곧 미래를 지키는 일이다.


선친께서 활동하신 대한광복회의 정신 역시 제대로 선양되어야 한다. 1915년 7월15일(음력) 대구 달성공원에서 결성된 대한광복회는 당시 대구경찰서 맞은편에 상덕태상회라는 본부 사무실을 내고 일제의 심장을 겨누며 조국 독립을 실천한 대표적 무장독립운동 단체였다. 백산 우재룡, 박상진, 채기중, 김한종 선생 등 수많은 투사의 이름이 대구라는 도시의 자랑스러운 역사 속에 드러나야 한다. 우재룡 지휘장에 대한 무기징역을 향한 재판이 1921년 12월 진행되는 동안 서대문형무소에서는 1921년 8월12일 채기중 경상도지부장이, 대구형무소에서는 1921년 8월11일 박상진 총사령과 김한종 충청도지부장이 형장의 이슬로 순국했다.


기억 속에만 갇혀 있는 독립운동은 제대로 된 기억이 아니다. 새해를 맞으며, 나는 백산의 아들이자 광복회 대구지부장으로서 분명한 각오를 밝히고자 한다. 올해는 꼭 대구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의 물꼬를 트고, 대구형무소 복원 논의를 본격 이끌어낼 것이다. 또한 선친이 몸 담았던 대한광복회의 정신과 역사적 의의를 대구시민과 청년들이 체감하도록 알리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독립운동 정신의 계승은 묵은 과거를 기리는 일이 아니라, 올곧은 내일을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광복 80주년을 지나 또 한 해가 열렸다. 우리는 과연 선열 앞에 당당한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그 숭고한 마음을 오늘 우리는 실천하고 있는가. 대구에서 시작된 뜨거운 독립운동의 정신이 앞으로도 꺼지지 않도록, 나는 맨 앞에서 걸어갈 것이다. 역사는 기억하는 자의 손에서 비로소 살아난다. 그것이 백산의 아들로서, 또 독립유공자의 후손으로서 내가 지켜야 할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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