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대기업과 연계된 첨단산업 계약학과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은 지극히 바람직한 현상이다. 수시모집에 이어 정시모집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계약학과의 지원자 수가 지난해 보다 많이 증가했다. 무엇보다 대구에 있는 디지스트(DGIST)의 반도체공학과가 이번 정시모집에서 전국 최대 경쟁률을 기록한 점은 무척 고무적이다.
전국적으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대기업이 운영하는 16개 계약학과의 지원자는 40% 늘어난 반면, 의대와 약대, 한의대 지원자는 25% 가까이 감소했다. 의약계열 쏠림 현상의 완화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계약학과가 안정적인 취업과 기업 연계 교육이 보장된 덕분에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정부가 반도체, AI 등 첨단분야 집중 육성에 나선 데다, 이들 분야의 소득 역시 의약계열 못지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확산하는 점도 한몫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인재들의 선호도가 국가 전략산업 방향으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일이다. 첨단산업 분야의 인재 확보는 국가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척도이다. 이런 현상이 유행이 아닌 견고한 흐름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정부가 더욱 치밀하게 이공계열 육성에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이공계 육성 정책과 이를 실천하는 진정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윤석열 정부처럼 뜬금없는 '과학예산' 삭감 같은 사태는 이공계 인재 육성 정책을 수년간 퇴보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인재는 보상이 있고, 미래가 있는 분야로 움직이기 마련이다. 이공계열에 진학하면 학비 부담 없이 공부할 수 있고, '성장 사다리'가 열려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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