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장 “행정통합은 선택 아닌 생존의 문제”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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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25 17:45  |  발행일 2026-01-25
우동기 “선행정통합 후공공기관이전 전략은 좋은 선택…경북 북부권에 큰 혜택 줄 것”
“2019년부터 추진한 대구경북만큼은 ‘졸속 추진’ 아냐…명칭·청사 위치 핵심 쟁점 합의 이미 완료”
“2월 말~3월 초 법안 통과시 6·3 지방선거서 통합단체장 선출 충분히 가능”
24일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 우동기 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 위원장은 행정통합이 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24일 대구 수성구의 한 호텔에서 우동기 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이 본보와 인터뷰를 갖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우 위원장은 행정통합이 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 생존 전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구경북(TK) 행정통합 문제가 6·3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이번 통합 논의는 정부가 매년 5조원씩 최대 20조원을 지원하고, 서울특별시에 준하는 위상을 부여하고, 2차 공공기관 이전 시 우선 고려하겠다는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시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있다.


원래 대구경북이 먼저 나섰으나, 최근에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이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광주전남과 대전충남은 2월까지 통합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을 뽑겠다는 각오로 추진 중이다. 이에 대구경북도 속도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선통합 후협의'는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과 주민투표 등을 거치지 않았다는 민주적 정당성 문제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게다가 대구경북은 지난번 행정통합 추진과정에서 경북 북부권의 반대로 한번 무산된 바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과제도 남아 있다.


이에 영남일보는 지난 24일 우동기 전 지방시대위원장과 만나 성공적인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위한 과제와 추진방향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최근 TK 행정통합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충분히 시간을 들여 논의해온 사안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난 2019년 12월부터 시작됐다. 2020년과 2021년에 시도별 공청회까지 다 거쳤고, 숙의 기간도 충분히 있었다. 만시지탄이지만 지금은 결단을 내야 한다. 그런 차원에서 볼 때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결단한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이제는 정치 지망생들, 출마 희망자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는 끝내야 한다. '졸속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는데, 대구경북은 벌써 법안까지 다 만들어놨고, 가장 중요한 명칭과 청사 위치도 합의했다. 또, 기존 기득권과 행정체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원칙도 세워져 있다."


▶정부가 20조원 지원, 서울에 준하는 위상, 공공기관 이전 우선 고려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내세웠다. 실제로 재정 지원 등이 가능하나.


"대구경북과 광주전남, 대전충남이 함께 시작하면 재정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감당이 된다. 왜냐하면 이미 지역균형발전특별회계만 해도 매년 14조원 규모다. 포괄보조금 방식으로 간다면 세 곳을 기준으로 연간 15조원 정도면 충분하다. 더 중요한 건 단기 지원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재정이 안정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국세인 양도소득세 같은 세목을 지방세로 전환하고, 교부금 비율도 조정한다는 내용이 법안에 다 들어 있다. 대구경북에서 만든 법안을 대전충남이 제출해서 이미 부처 간 협의도 다 끝났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이 직접 TF를 구성했다. 지난 정부 때처럼 지방시대위원회와 행정안전부만 있는 구조보다 부처 간 조정 속도가 훨씬 빠르다. 또 하나의 핵심은 공공기관 이전이다. 노무현 정부 때 공공기관 260개를 전국에 분산 이전했지만 너무 잘게 나누다 보니 경쟁력도 떨어지고, 인력 확보도 어려운 곳이 많아졌다. 지난 지방시대위원회에서도 고민했던 게 2차 공공기관 이전은 시도별 균등 분산이 아니라 5대 광역권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행정통합을 먼저하고 공공기관을 이전하는 전략은 굉장히 잘 선택한 것이고, 가칭 '대구경북특별시'에 들어오는 공공기관은 특히 경북 북부권에 큰 혜택을 줄 수 있다."


▶정부 지원안 발표에 따라 광역권역별로 경쟁적으로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


"TK만큼은 졸속이 아니다. 대구경북은 이미 법안을 만들었다. 대구시는 의회 통과까지 끝났고, 경북만 아직 의회 문턱을 못 넘은 상황이다. 명칭, 청사 문제 등 핵심쟁점도 합의가 다 됐다. 북부권 소외 문제도 자꾸 나오는데, 북부권의 어려움은 대구경북만의 인식이 아니라 국가도 이미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내륙지역발전특별법도 만든 것이다. 행정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지방소멸 시대에 북부권이 살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바로 행정통합이다. 북부권에서 '통합하면 무엇을 보장해줄 것이냐'라는 요구는 이해한다. 그래서 지방시대 종합계획을 대구경북 공동으로 만들고, 그 안에 북부권 발전 전략을 명확히 담아 국가가 인정하는 법정 계획으로 가자는 것이다. 여기에 연간 5조원 수준의 재정 뒷받침까지 되면 북부권도 충분히 혜택을 볼 수 있다."


▶TK 행정통합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논의가 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는데.


"지난번 통합이 좌초된 데는 계엄사태 같은 외부 변수도 있었지만, 정치적으로 출마 예상자들의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작용한 측면이 크다. 북부권 단체장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그렇지도 않은 사람들이 정치적 계산으로 반대했다. 이번에는 그래선 안 된다. 이번 통합은 역사적 평가의 문제다. 특히 국민의힘은 정신 차려야 한다. 대구경북이 국민의힘의 뿌리다. 대구경북이 무너지면 국민의힘이 존재할 이유가 없다. 국회의원, 광역의원, 기초의원 모두 책임이 있다. 주민 일부의 반대가 있더라도 충분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해 설득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지, 거기에 올라타서 반대만 하는 건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들은 행정통합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찬성이든 반대든 책임 있게 말해야 시도민들이 판단할 수 있다. 2월 말, 늦어도 3월 초까지는 법안이 통과돼야 한다. 이 시기를 놓치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수 있다."


▶현재 행정통합 논의가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의문이 많은데.


"민주적 정당성도 절대 부족하지 않다. 대구시는 법적 절차를 다 끝냈고, 우리가 직접 뽑은 시장이 재임할 때 의회까지 통과시켰다. 권한대행체제라고 해도,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지 과거의 합의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그 합의는 현재도 살아 있는 상태로 이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일사부재의 원칙이 있어 의회에 다시 올릴 필요도 없다."


▶주민투표 없이 지방의회 의결만으로 통합을 추진하는 방식이 민주적 정당성을 충분히 갖춘 방식이라고 생각하는가.


"충분하다고 본다. 지방시대위원회법을 보면 시·군 통합과 달리 시·도 통합에 대해선 명확하게 규정된 법적 절차가 없다. 주민투표 또는 여론조사를 통해 50% 이상 찬성이 나오면 행정효율성과 주민 갈등을 고려해 지방의회 의결로 가능하도록 돼 있다. 시·도 통합에 대한 법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를 준용하는 것이다. 2024년에 대구시의회가 그 방식으로 통과시켰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가 찬성이 70% 수준에 달한 만큼 민주적 정당성은 충분했다고 본다. 지금 시점에선 주민투표를 할 시간이 없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예상자들이 찬성·반대파로 갈라져 이 사안을 선거에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민심이 갈기갈기 찢어질 수밖에 없고, 이게 통합 이후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저도 원칙적으로 주민투표를 강조해왔다. 하지만 이번처럼 지선을 앞둔 상황에서는 다르다. 여론조사와 의회 의결을 통한 추진이 민주적 정당성 면에서도, 지역의 안정이라는 측면에서도 더 낫다고 판단한다."


▶행정통합이 큰 이슈로 떠오르면서 통합단체장에 대한 관심도 높다. 6·3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 선출이 가능하다고 보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통합단체장 선출이 충분히 가능하다. 2월 말~3월 초쯤 법안이 통과되면 6월에 선거를 하면 된다. 대구경북은 행정구역 명칭도 '대구경북특별시'로 정해져 있어 문제가 없다."


▶출마 예정자들이 찬성, 유보 등 다양한 의견을 내고 있는데.


"그분들이 정말 대구경북의 미래, 다음 세대를 생각해서 판단하고 있는지, 자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찬성, 유보, 반대를 표명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일부에선 과거 창원 통합 사례를 들면서 재정규모가 줄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과거 읍이 시가 되고 군이 시로 통합되면서 교부세 구조상 불리해진 사례가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그 문제를 알기 때문에 특별통합교부금을 주겠다는 것이다. 이 점 때문에 지금이 기회다. 통합은 다음에도 시도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통합 시도를 지원할 수 있는 재원은 무한하지 않다. 이번에 기차를 타야 한다. 통합을 하지 않으면 경북 내륙의 미래는 정말 불투명하다. 일부 지역은 대구의 아파트 한 단지 인구도 안 된다. 인구가 1만 명 밑으로 떨어지면 행정 체계 자체가 흔들린다. 체면이나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라 존립의 문제다. 통합 이후 풀어가야 할 세부 문제들은 협의하면서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지금 결단하지 않는다면, 다음 세대에 무엇을 남길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정치권에 던지고 싶다."


▶우 전 위원장이 생각하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모습은.


"행정통합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다. 행정통합으로 내일 당장 달라지는 것을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행정체제가 통합되면 생활권도 통합이 되고 삶의 패턴이 달라진다. 예를 들면, 대구에서 교육받고 살면서 경북 북부에서 농사 짓고, 포항·구미에서 출퇴근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농촌 사람들도 도시생활을 향유할 수 있다. 또, 대구경북이 서로 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고, 두 군데서 하던 같은 업무가 한 군데로 줄어들어 불필요한 행정 비용도 장기적으로 감소한다. 인구 500만명의 메가시티로 거듭난 통합 대구경북은 자치권과 재정권을 강화하며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이끄는 핵심축이 될 것이다. 나아가 글로벌 경쟁에서도 뒤처지지 않는 대한민국 중심축으로 도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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