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같은 이름으로 또 뽑힌 축제, 무엇이 달랐나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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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29 06:00  |  발행일 2026-01-29
석현철 기자

석현철 기자

문화관광축제 선정은 지역축제라면 누구나 한 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무대다. 하지만 현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한 번도 어렵고, 두 번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 공공연하다. 연속 선정은 축제의 기획력뿐 아니라 운영의 지속성과 성과 축적까지 함께 증명돼야 가능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 속에서 고령 대가야축제가 다시 한 번 문화관광축제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은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하는 문화관광축제는 매 회차 같은 잣대로 평가되지 않는다. 관광 트렌드와 관람객 소비 패턴, 지역 파급효과에 대한 요구는 해마다 달라진다. 한 차례 성과에 안주한 축제는 다음 평가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난다. 그래서 연속 선정은 '작년에 잘했다'는 평가가 아니라 '올해도 진화했는가'를 묻는 질문에 가깝다.


고령 대가야축제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축제의 중심 서사가 흔들리지 않았다. 대가야라는 역사 콘텐츠를 일관되게 유지하면서도, 해마다 표현 방식과 체험 요소를 달리해 신선함을 확보해 왔다. 테마 변경이나 이벤트 중심으로 방향성을 잃는 일부 지역축제와는 다른 길을 걸어온 셈이다.


여기에 야간관광 전략의 선제적 도입이 더해졌다. 최근 문화관광축제 평가에서 체류 시간과 야간 소비 유도는 핵심 지표다. 고령 대가야축제는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야간 콘텐츠를 확대하며 '낮에 보고 떠나는 축제'에서 '머무는 축제'로의 전환을 시도해 왔다. 이는 관광객 소비 구조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운영 측면의 변화도 눈에 띈다. 축제 공간의 분산 배치, 관람객 동선 관리, 교통·안전 대책 등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영역이다. 고령 대가야축제는 매 회차 운영 데이터를 축적하며 문제점을 보완해 왔고, 이러한 누적 개선이 안정적인 운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 '보이지 않는 운영'이 축제의 완성도를 끌어올린 셈이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축제를 단순한 행사로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축제 기간에만 소비되는 이벤트가 아니라, 역사관광과 야간관광, 지역 상권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져 왔다. 이는 단기 방문객 증가보다 중·장기 관광 수요 창출을 중시하는 최근 문화관광 정책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 같은 구조는 자연스럽게 차별성으로 이어진다. 일회성 이벤트 중심의 축제는 재선정 여부가 불투명해지지만, 고령 대가야축제는 '고령에서만 가능한 축제'라는 이미지를 축적해 왔다. 연속 선정의 배경에는 이러한 브랜드 형성 과정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연속 선정이라는 결과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제 시선은 다시 현장으로 향한다. 연속 선정의 성과가 올해 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고령 대가야축제가 또 한 단계 도약하며 더 큰 역사를 만들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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