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울릉도, ‘설국버스’가 달린다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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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30 16:38  |  발행일 2026-01-30
울릉 윈터문화여행
오는 2월15~17일 3일간
눈 위를 달리는 섬
설국버스의 이야기
나리분지의 고요
눈 덮인 울릉 전경. 울릉군 제공

눈 덮인 울릉 전경. 울릉군 제공

눈은 밤새 섬을 덮었다. 새벽 바다는 은빛으로 얼어붙은 듯 고요했고, 항구에 내린 순간 공기는 낯설 만큼 맑았다. 울릉도의 겨울은 풍경이 아니라 하나의 감각이었다.


일주도로를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설국이 펼쳐졌다. 문화해설사의 목소리가 눈길 위에 내려앉은 이야기처럼 이어졌다. 바람에 흔들리는 동백, 파도 위로 떠오른 햇빛, 그리고 섬이 품어온 시간들. '설국버스'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울릉을 읽는 여행이었다.


나리분지에 들어서자 세상은 더 깊이 조용해졌다. 숲해설사의 안내를 따라 눈 덮인 길을 걸으며, 섬의 생태와 사람들의 삶을 들었다. 발자국 소리마저 풍경의 일부가 되는 순간, 여행자는 관람객이 아니라 울릉의 일부가 됐다.


울릉한마음회관 앞에서는 버스킹 음악이 울려 퍼지고, 떡국 냄새가 겨울 공기를 데웠다. 전통 차례를 함께 나누는 자리, 옛 사진과 설피·나무스키가 전시된 공간, 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스노우 파크골프까지. 섬의 겨울은 축제가 아니라 삶에 가까웠다.


밤이 되자 숙소 창밖으로 다시 눈이 내렸다. 따뜻한 울릉밥상을 앞에 두고 사람들은 이야기했다. "울릉의 겨울은 보고 지나가는 계절이 아니라, 머물러야 이해되는 시간"이라고.


그 순간 깨달았다. 이 여행은 소비하는 관광이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 체험이라는 것을.


그러나 이 모든 장면은 아직 현실이 아니다. 기자가 미리 그려본 울릉의 겨울 풍경이다. 오는 2월, 울릉군이 준비한 '2026 울릉 윈터문화여행'이 열리면, 이 상상은 실제 여행이 된다.


울릉군은 2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울릉한마음회관과 나리분지 일원에서 겨울 문화관광 행사를 개최한다. 현재 1~2월 운영 중인 '울릉 윈터패스'를 통해 울릉에 1박 이상 체류하는 관광객은 선박 요금을 70% 할인받을 수 있다.


행사의 핵심은 체험형 프로그램이다.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설국버스, 숲해설사가 동행하는 나리분지 설국투어를 비롯해 합동 차례, 버스킹 공연, 특별 전시, 떡국 행사, 울릉밥상 체험, 포토존, 민속놀이 등이 마련된다. 행사 기간 울릉군 주요 관광시설은 무료 개방될 예정이다.


울릉군은 이번 행사를 통해 겨울 관광의 체류형 모델을 만들고, 지역 관광업계와 소상공인의 참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수한 울릉군축제위원장은 "화려한 무대보다 울릉의 겨울 자체를 즐기는 축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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