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경북대 신효근 교수, 롯데 청년기업가대상서 특별상 받아…“대학 기술 상용화로 산업 발전돼야”

  • 김종윤
  • |
  • 입력 2026-02-03 17:20  |  발행일 2026-02-03
<주>뉴럴바이오일렉트로닉스 창업, 기술력 및 비전 인정받아
창업 아이템 맞춤형 신경전극제조기술 및 동물용 번역 디바이스
신 교수 “기존 기술로 접근 어려웠던 영역에 도전하겠다”
경북대 신효근 교수(전자공학부· 공학박사)가 창업해 개발 중인 동물용 번역 디바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디바이스는 동물의 뇌파를 분석해 사람의 언어로 변환시켜주는 고난도 기술이 집약돼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경북대 신효근 교수(전자공학부· 공학박사)가 창업해 개발 중인 '동물용 번역 디바이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디바이스는 동물의 뇌파를 분석해 사람의 언어로 변환시켜주는 고난도 기술이 집약돼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최근 롯데장학재단이 주최한 '신격호 롯데장학 청년기업가대상'에서 한국기업가정신 특별상을 받은 젊은 연구자가 있다. 그 주인공은 경북대 신효근 교수(35·전자공학부·공학박사). 창업한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은 1인 기업, 매출도 없는 단계였지만 기술 깊이와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는 뇌공학과 BCI(Brain-Computer Interface·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연구해 왔다. 이는 인간의 두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고난도 기술이다. 지난해 10월엔 교원창업기업 <주>뉴럴바이오일렉트로닉스를 설립했다. 대학 연구자가 논문 밖으로 뛰쳐나와 '산업과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진행한 담대한 도전이다.


▲특별상을 받은 소감은.


"이번 수상은 지난 2년간 연구실에서 축적해 온 신경공학 원천기술을 사회와 산업으로 연결하려 한 시도를 평가받은 결과다. 현재 경북대 전자공학부에서 뇌–기계 인터페이스를 포함한 뇌공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를 하면서 늘 아쉬웠던 점은 의미 있는 성과가 논문으로만 남고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지 못한다는 사실이었다. 이에 지난해 10월 연구실에 축적된 기술을 토대로 교원창업기업 <주>뉴럴바이오일렉트로닉스를 설립했다. 심사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부분은 '기술 보유' 자체보다, 그 기술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 어떤 사회적·산업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이었다고 본다. 구체적인 방향과 활용 가능성을 제시한 점을 높이 봐 준 것 같다. 특히 매출이 없는 1인 창업기업인데도 선정됐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론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외형적 성과보다 기술 깊이와 성장 잠재력, 장기적인 기업가정신을 평가받았다는 것으로 생각한다. 현재 뉴럴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예비 창업자패키지와 공공·연구성과 기반 창업지원 사업, 지식재산 기반 사업화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 준비를 병행하고 있다."


▲창업기업 <주>뉴럴바이오일렉트로닉스는 어떤 곳인가.


"대표 아이템은 '맞춤형 신경전극 제조기술'과 '동물용 번역 디바이스'다. 맞춤형 신경전극 제조기술은 뇌파 측정을 위해 두피에 부착하는 신경전극을 저가·신속·맞춤형으로 생산하는 기술이다. 신경전극은 신경탐침, EEG(뇌파), ECoG(뇌피질 뇌파)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신경탐침은 반도체 공정을 거쳐 제작되다 보니 가격이 비싸고 파손 위험이 높다. 생산 과정에 여러 장비도 필요하다. 반면 우리가 개발 중인 기술은 사용자가 원하는 형태로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는 게 큰 장점이다. 현재 시중 제품은 개당 450달러(60여만원) 수준이지만, 우리 제품은 10만원대가 목표다. 기존 제품이 비싼 이유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 어려워 한 번에 대량 구매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맞춤형 제조기술을 활용하면 여러 형태의 전극을 소량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고 비용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기존 기술로는 제작 시간도 약 2주가 걸리지만, 자사 기술을 적용하면 5시간 내 같은 양을 생산할 수 있다. 궁극적인 개발 목표는 '동물용 번역 디바이스'다. 뇌 신호를 기반으로 동물의 상태나 감정을 파악해 이를 사람의 언어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반려견과의 소통에 가장 먼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뇌파를 직접 분석하기 때문에 행동 관찰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보다 더 정밀한 표현이 가능하다. 이 기술의 핵심 변수는 두개골 두께다. 두꺼울수록 뇌파 신호가 약해져 잡음이 많아질 수 있다. 코끼리가 대표적인 예다. 이 문제를 개선하면 기술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한다. 두개골 두께와 상관없이 안정적인 신호를 확보하게 되면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식물인간이나 임종 직전 환자에게 유용할 것 같다. 식물인간은 몸을 움직이거나 말하지 못할 뿐 뇌는 살아 있다. 뇌 신호를 통해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 수 있다면 의료와 돌봄 방식이 지금보다 달라질 수 있다. 임종 직전 환자도 대부분 호흡기 때문에 말을 할 수 없는데, 가족에게 마지막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 의미는 더 커진다. 올해는 생쥐 뇌파 분석을 진행하고, 내년까지 설치류 대상 시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후 강아지로 확대해 기술을 고도화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엔 여러 창업지원기관과 지자체의 지원사업이 있다. 창업 성공 요소는.


"본격적으로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성공 요소를 답하기엔 많이 부족하다. 다만 짧은 시간이지만 현장에서 느끼고, 고민하게 된 점들은 있다. 딥테크 기반 스타트업의 경우, 기술이 모든 것의 출발점이다. 뇌공학이나 신경 전자처럼 개발 난도가 높고, 검증에 오랜 시간이 필요한 분야에선 단기적인 아이디어나 유행보다는 오랜 기간 축적된 원천기술이 가장 중요한 기반이 된다. 그런 점에서 대구경북은 대학과 연구 기관을 중심으로 탄탄한 연구 인프라와 기술력을 갖춘 인재풀이 형성돼 있다. 기술 경쟁력을 갖춘 딥테크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잘 마련돼 있다. 팀 구성도 중요한 요소다. 기술 중심 기업일수록 특정 개인 역량에 의존하기보다는 연구·개발·사업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 연구실 기반 창업은 기술이 있지만, 이를 외부에 설명하고 시장과 연결하는 역할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가 관건이다. 대구경북의 또 다른 강점은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예비창업자 단계부터 초기 기업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사업이 마련돼 있다. 대학·지자체·유관 기관이 연계된 프로그램도 활성화돼 있다. 이러한 지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지자체와 지원 기관이 추구하는 방향과 기업이 지향하는 기술·사업 비전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하다."


▲창업 기술의 방향성과 향후 계획은.


"연구를 연구로 끝내지 않고, 실제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장 기본으로 한다. 논문으론 충분히 의미 있는 연구 성과라고 하더라도, 사회와 연결되지 못한다면 그 가치는 제한적이다. 연구실에서 개발한 신경공학 기술들이 실험실을 넘어, 일상생활에서도 충분히 체감할 수 있는 기술로 구현하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기술로는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던 영역에 도전하겠다. 동물의 상태나 의도를 보다 정밀하게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술, 불면증이나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실질적으로 완화하거나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뇌 자극·신경조절 기술 등은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분명 의미 있고 도전할 가치가 있는 방향이다. 지역에서 축적된 연구 역량과 인재들이 다시 지역 산업으로 환류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면, 교수이자 창업가로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자 이미지

김종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