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업무보고도 생중계하는데…기초의회는 왜 안해요

  • 권기웅
  • |
  • 입력 2026-02-11 18:49  |  발행일 2026-02-11
영주시의회가 유튜브에 홍보영상, 5분자유 발언 등을 편집해 공개하고 있다. 영주시의회 유튜브 캡처

영주시의회가 유튜브에 홍보영상, 5분자유 발언 등을 편집해 공개하고 있다. 영주시의회 유튜브 캡처

국민권익위원회가 주민의 알 권리를 위해 기초의회의 행정사무감사 등 주요 의사 일정을 실시간 중계하라고 권고안을 냈지만, 경북 10개 시·군은 여전히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권익위는 2024년 8월 제도개선(지방의회 의사 공개 활성화 방안) 권고안을 통해 비공개 대상 회의를 제외한 기초의회 회의(본회의·상임위·특별위)를 의회 홈페이지, 인터넷 플랫폼, 지역방송 등을 통해 실시간 중계하고 영상회의록을 공개하라고 권고했다.


영남일보가 경북 22개 시·군을 전수 조사한 결과, 2월 기준 경주·경산·문경 시의회와 청도·영덕·울진·봉화·청송·의성·울릉 군의회 등 10개 기초의회는 아예 실시간 중계를 하지 않고 있었다. 의회 홈페이지나 케이블방송을 통해 실시간 중계를 하는 곳은 10곳(영천·고령·칠곡·김천·상주·구미·영주·안동·영양·예천)이고, 포항시의회는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었다. 의회 홈페이지와 인터넷 플랫폼 모두에서 실시간 중계를 하는 기초의회는 성주군의회가 유일했다.


또한 현재 생중계하지 않는 기초의회에서 공개하는 영상 대부분은 편집된 홍보용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의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고, 어떻게 결론이 내려지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기초의회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지역민들은 "홍보영상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민의를 대변하는 기초의회의 본회의·행정사무감사·예산심사까지 숨김없이 보여 달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앙정치의 '공개행정' 기조도 기초의회 실시간 중계 요구를 밀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보안 사안을 제외한 부처 업무보고를 KTV 국민방송과 유튜브로 생중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통령·정부 업무도 생중계하는 시대에 기초의회라고 못할 이유가 있느냐"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영주시민 이기성(45)씨는 "기초의원들이 어떤 질의를 하고 예산을 어떻게 깎고 늘리는지 '편집 없는 원본'을 보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본회의·상임위·행감·예산심사까지 상시 생중계하고, 다시보기는 회기·안건별로 정리해야 시민 참여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황만기 영주시의회 사무국장은 "현재 유튜브 채널은 예산 마련과 기술적 검토 등의 이유로 홍보영상과 녹화 편집본만 송출하고 있다"며 "시민의 알 권리를 위해 실시간 중계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기자 이미지

권기웅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북지역인기뉴스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