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스럽게 왜 알리나”…대구 치매환자 절반 ‘지문 미등록’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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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11 19:45  |  발행일 2026-02-11
대구 치매환자 2명 중 1명은 실종 시 즉각 신원확인 불가
보수적 정서·방문 절차 불편함이 등록률 저조 주원인 지목
현장선 “진단과 동시에 자동 등록되는 원스톱 시스템 시급”
경찰은 2012년부터 치매환자 실종방지를 위해 지문사전등록 제도를 운영 중이다. Gemini 생성 이미지.

경찰은 2012년부터 치매환자 실종방지를 위해 지문사전등록 제도를 운영 중이다. Gemini 생성 이미지.

대구지역 치매환자 2명 중 1명은 길을 잃어도 신원을 즉각 확인할 수 없는 처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치매환자 실종 방지를 위해 도입한 지문 사전등록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은 탓이다. 전체 치매환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저조한 지문 등록률이 그 원인이다. 등록률을 높이는 시스템적 보완작업이 시급하다.


1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대구지역 치매환자 4만5천108명 중 경찰에 '지문 사전등록'을 마친 이는 2만1천322명(47%)이다. 지문 사전등록은 치매환자 실종 방지를 위해 2012년부터 시행 중인 제도다. 지문과 사진, 인적 사항 등을 경찰청 시스템에 입력한 뒤 등록 자료를 토대로 실종자 수색과 보호자 인계에 나선다.


치매 환자에 대한 지문 사전등록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실종 사건시, 생사와 직결되는 상황이 잦아 안전 확보를 위한 '골든타임'이 중요해서다. 경찰청 통계 조사 결과, 지문 사전등록이 되지 않은 치매 환자를 발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8시간 이상이다. 길게는 56시간까지 소요된다. 반면, 지문 등 개인정보를 미리 등록한 경우, 평균 52분 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대구지역 치매환자 실종 발생 건수가 2023년 581건, 2024년 731건으로 매년 꾸준히 느는 점을 감안하면 지문 사전등록 필요성이 더 중요해진다.


문제는 치매에 대한 보수적 사회인식이 팽배해 지문 사전등록이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증 치매환자나 그 가족에게 (지문을) 등록하자고 권유하면 '남사스럽게 치매 사실을 어떻게 알리느냐'며 거부감을 보인다"고 했다. 이어 "경증 치매환자는 등록을 권유해도 '나 길 안 잃어버린다' '필요 없다'고 거절하는 일이 허다하다"고 했다.


지문 사전등록에 대한 구조적 불편함도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문 등록을 위해 치매센터나 경찰지구대를 방문해야 하는 시스템이 큰 걸림돌로 작용한다. 치매환자 보호자인 허모씨는 "보호자들도 직장 생활을 하기 때문에 단순히 지문 등록 하나만을 위해 시간내는 건 꺼린다. '간 김에' 하는 게 가장 좋은데, 이런 제도가 있는지 잘 몰라서 첫 방문에 기회를 놓치고 그 이후론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나가는 듯하다"고 했다.


현장에선 행정적 유연성과 시스템 보완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병원에서 진단받는 과정 또는 치매안심센터 환자등록 과정에서 지문 등록을 '필수값'으로 편입시키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 대구의 한 치매센터 관계자는 "요양등급 판정이나 치매 진단과 동시에 경찰망에 정보가 연동되는 원스톱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치매가 부끄러운 게 아니라는 인식 개선도 더 확실히 이뤄져야 한다"며 "서울 동대문구, 부산 서구에서 활용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로 보수적 정서와 접근성 문제를 돌파하는 방안도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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