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대구경북 행정통합 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영남일보DB
대구경북(TK) 등 전국 일부 광역지자체의 행정통합 추진을 위해 마련된 특별법(안)에 대해선 기대감 못지 않게 아직 우려와 비판도 잇따른다. 하지만 그 내용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이채로운 점이 눈에 띈다. 각자의 상반된 논리로 특별법안을 해석, 현재 추진되는 행정통합의 반대 논리로 내세우고 있는 것. 같은 특별법을 두고 한쪽에선 '불수용 특례'가 너무 많다고 아우성이고, 또 다른 쪽에선 '선심성 지역 민원' 사업이 특별법에 대거 포함됐다고 비판하는 모양새다. 통합을 갈구하는 지역 사회 일각에선 '아전인수식' 비판이라며 곱지 않는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11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일각에서 "특별법을 통한 권한 이양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현재 논의되는 통합행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별법안 중 정부에서 불수용 입장을 밝힌 조항이 많다는 것을 의식, 자칫 '빈껍데기 통합'이라며 폄훼한다. 현 정부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행정통합에 제동을 거는 명분 중 하나로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즉 정부가 특별법에서 '과도하게 덜어낸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는 것이다.
특별법에 '과도한 조항들이 담겼다'는 이유로 통합 입법을 못마땅해 하는 주장도 있다. 지난 10일 시민단체인 경실련은 국회에 발의된 행정통합 특별법안 조항을 전수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특별법 조항에 지역 이기주의로 점철된 '선심성 지역 민원' 사업이 대거 포함됐다"며 "전체 조문의 11.5%(119개)를 차지하는 이 조항들은 국가 전체의 자원 배분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곳간을 사유화하는 '재정 및 절차 특혜'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졸속 통합 추진 및 입법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반대 이유로 내세운 이들의 주장들 중엔 일부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좀 더 완전한 형태, 부작용을 최소화한 통합을 위한 고언으로 여길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행정통합을 둘러싼 이 논쟁에 '중간 지점'은 없는 걸까.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부)는 "행정통합의 근본 목적과 이유를 되새기며, 특별법을 협상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지방자치법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밟아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통합 특별법은 한번 제정되면 절대 손을 못 대는 게 아니라, 추후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며 "무작정 싸우기보다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는 식으로 통합 관련 논의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민국의 역사적 변혁기에 그 어느 때보다 '양보와 타협'의 미학이 절실한 상황으로 보인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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