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의 한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가 요양원 입소 어르신의 식사를 도와주고 있다. <영남일보 DB>
다음달 27일 전국적으로 시행되는 통합돌봄 사업을 앞두고 경북도가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례 제정·전담 인력 등 외형적 기반은 점차 갖춰지는 추세지만, 의료·돌봄 기반이 취약한 경북의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체감형 복지가 실현될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통합돌봄은 노인이나 장애인이 자신이 살던 곳에서 의료·요양·돌봄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사업 신청부터 조사, 종합판정, 지원계획 수립, 서비스 제공 및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진행된다.
특히 경북은 돌봄 수요가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업의 안착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경북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27.5%로, 전국 17개 시·도 중 전남(28.5%)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독거노인가구 비율(2024년 기준) 역시 14.3%로, 전남(16.1%)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영남일보가 보건복지부 발표 자료와 경북도로부터 받은 자료를 비교·분석한 결과, 경북 지역 통합돌봄 준비 상황은 최근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중순 기준 통합돌봄 기반 조성 지표(3개) 중 '조례 제정' 달성률은 77.3%(17곳)으로 지난달 말(63.6%·14곳) 대비 13.7%포인트 증가했다. 전담 조직 구성과 인력 배치는 각각 95.5%(21곳)를 기록하며 대부분의 지자체가 준비를 마쳤다.
사업 운영 지표(2개)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신청' 달성률은 95.5%(21곳)에 달하며, 지난달 30일 40.9%에 불과했던 '서비스 연계' 달성률은 이달 초 81.8%(18곳)으로 급상승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울릉에 전담 인력 배치가 안 된 상황 등을 제외하면 타 시·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기반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경북 22개 시·군 재택의료센터 현황. <보건복지부 자료>
통합돌봄의 주요 인프라인 재택의료센터도 확충되고 있다. 재택의료센터는 의사·간호사·사회복지사가 한 팀으로 방문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 사회 돌봄 서비스 등을 연계하는 사업이다. 13일 보건복지부의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시범사업 공모 결과에 따르면, 재택의료센터가 설치되지 않았던 전국 39개 기초지자체가 모두 선정돼, 참여 의료기관은 90개소가 추가 지정됐다. 경북에 추가 지정된 의료기관은 총 7곳이다. 포항을 제외하면 재택의료센터가 없던 문경·봉화·영양·영주에 각각 1곳, 칠곡에 2곳이 추가됐다.
하지만 경북의 경우, 넓은 면적에 비해 의료·돌봄 시설이 부족한 지역적 특성상 지역 간 서비스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재택의료센터의 경우, 도내 시·군 중 안동(3곳)·칠곡(2곳)·경주(2곳)·포항(2곳)·구미(2곳)를 제외한 나머지는 1곳뿐이어서 지역별 서비스 편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경북도의회 행정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도 최근 '경북도 지역 돌봄의 통합 지원에 관한 조례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시·군의 시행 역량에 따라 정책 내용과 범위가 점진적으로 확대·조정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조례 시행 과정에서 시·군 간 정책 편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경북도 차원의 충분한 조정과 지원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전문가들 역시 운영 내실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진숙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범사업 과정에서도 분절적으로 서비스가 수행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경북은 지역이 넓다 보니 통합돌봄을 제공하기에는 인프라가 굉장히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교수는 "통합돌봄은 노인들이 집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전달 체계 구축, 전문 인력 및 충분한 복지 재정 확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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