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장. <박용기 기자>
최근 경북도와 구미시가 '반도체 팹 생산거점 유치' 의지를 밝히면서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구미는 수도권 반도체 단지에서 문제로 제기되는 전력·용수 부담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데다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돼 관련 기업과 인프라가 집적돼 있어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장(국립금오공대 재료공학부 교수)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용인 반도체 단지 팹 이전·분산 요구가 나오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 반도체 팹 건설은 5~10년 앞을 보고 준비하는 장기 플랜이다. 이미 계획이 끝나 추진 중인 사업을 바꾸는 시도는 오히려 반도체 산업에 해가 된다.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은 이미 부지와 전력, 용수 한계에 직면해 있다. 기업들은 5~10년 뒤를 대비한 새로운 입지를 탐색할 수밖에 없다. 그때 준비된 지역이 선택받는 구조다. 5년안에 그 시기가 올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이미 수도권 남쪽으로 내려와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까지, 삼성은 평택까지 와 있다. 결국 기업이 다음 투자를 검토할 때는 남부권에서 부지·용수·전력 3대 조건을 갖춘 입지를 찾을 수밖에 없고, 다음 투자지역이 자연스레 구미가 될 수밖에 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 구미의 반도체 팹 유치 전략은
지금은 팹 유치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소재·부품 생태계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팹 입지는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곳으로 결정된다. 비수도권 유일의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가 강점을 가진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특화단지를 통해 소재·부품 기업 역량을 충분히 끌어올리면 구미가 팹 투자의 최적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전력·용수·부지 등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진짜 승부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다. 팹이 오면 장비사·유지보수사·협력사가 따라오고, 그 순간 지역은 단순 공장 유치가 아니라 클러스터의 성격을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구미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남부의 유일한 용인·평택 같은 위상을 만들 수 있다.
△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시너지는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의 전방산업이다. 첫째는 데이터센터용 소재·부품의 새로운 수요처가 된다는 점이고, 둘째는 데이터 활용 인프라를 지역 제조업에 개방해 M.AX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구미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 추진단의 올해 목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4~5천억원 이상 규모의 반도체 소재부품 콤플렉스 사업을 2027년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남부권 반도체 벨트와 연계된 핵심 사업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 첨단특화단지 투자사업의 사전점검 제도 통과와 가칭 '반도체 소재부품연구원' 설립 추진을 위한 준비가 올해 주요 목표다. 반도체 소재부품연구원이 설립되면, 국가 및 지역 반도체 소재부품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경북과 구미의 반도체 정책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집중과 협업이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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