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성공하면 ‘남부권 유일 팹 생산기지’ 온다”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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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2-26 17:16  |  발행일 2026-02-26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특화단지 추진단장 인터뷰
“용인 반도체 팹 이전 및 분산 지금 당장은 불가능”
“반도체 팹 설립은 5~10년을 보고 준비하는 장기 플랜”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장<박용기 기자>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장<박용기 기자>

최근 경북도와 구미시가 '반도체 팹 생산거점 유치' 의지를 밝히면서 현실화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구미는 수도권 반도체 단지에서 문제로 제기되는 전력·용수 부담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데다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로 지정돼 관련 기업과 인프라가 집적돼 있어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와 관련 이현권 경북·구미 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장(국립금오공대 재료공학부 교수)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첨단 반도체 소재·부품 특화단지 지정 이후 구미의 변화는


초기 기대에 비해 눈에 띄는 성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지역의 역량 부족이라기보다 특화단지 지정 이후 후속 지원이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 구조적인 문제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미의 반도체 생태계 기반은 착실히 쌓이고 있다.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 방산용 반도체 실증센터, 챔버소재 제조·검증센터 등 핵심 인프라 구축이 진행되고 있고 한국세라믹기술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같은 정부 산하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 연구기관이 구미에 들어와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또 1만 평 규모의 반도체 연구단지 조성도 추진 중이다. 첨단특화단지 대상 산업부 사전점검 사업에 다른 지역보다 많은 예산이 반영된 것도 그동안의 노력의 결과다. 최근, 정부의 '남부 반도체 혁신벨트 구축'에 구미(소재부품)가 포함되었고, '5극 3특의 지방균형발전 전략'에 따른 대구경북 성장엔진에 '첨단반도체 소재부품'이 포함되는 등 기회가 더 커지고 있다.


△ 구미를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용인 반도체 단지 팹 이전·분산 요구가 나오는데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 반도체 팹 건설은 5~10년 앞을 보고 준비하는 장기 플랜이다. 이미 계획이 끝나 추진 중인 사업을 바꾸는 시도는 오히려 반도체 산업에 해가 된다. 하지만 '이전 불가'를 부정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은 이미 부지와 전력, 용수 한계에 직면해 있다. 기업들은 5~10년 뒤를 대비한 새로운 입지를 탐색할 수밖에 없다. 그때 준비된 지역이 선택받는 구조다. 5년안에 그 시기가 올 것이다. 반도체 산업은 이미 수도권 남쪽으로 내려와 있다. SK하이닉스는 청주까지, 삼성은 평택까지 와 있다. 결국 기업이 다음 투자를 검토할 때는 남부권에서 부지·용수·전력 3대 조건을 갖춘 입지를 찾을 수밖에 없고, 다음 투자지역이 자연스레 구미가 될 수밖에 없는 준비가 필요하다.


△ 구미의 팹 유치 전략은


지금은 팹 유치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소재·부품 생태계 역량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시기이다. 팹 입지는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곳으로 결정된다. 비수도권 유일의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구미가 강점을 가진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 특화단지를 통해 소재·부품 기업 역량을 충분히 끌어올리면 구미가 팹 투자의 최적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전력·용수·부지 등 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진짜 승부는 반도체 생태계 구축이다. 팹이 오면 장비사·유지보수사·협력사가 따라오고, 그 순간 지역은 단순 공장 유치가 아니라 클러스터의 성격을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구미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남부의 유일한 용인·평택 같은 위상을 만들 수 있다.


△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의 시너지는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사용하는 반도체 산업의 전방산업이다. 첫째는 데이터센터용 소재·부품의 새로운 수요처가 된다는 점이고, 둘째는 데이터 활용 인프라를 지역 제조업에 개방해 M.AX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이는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구미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과 직결된다.


△ 올해 추진단의 목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4~5천억원 이상 규모의 반도체 소재부품 콤플렉스 사업을 2027년 예산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남부권 반도체 벨트와 연계된 핵심 사업이다. 이와 함께 산업부 첨단특화단지 투자사업의 사전점검 제도 통과와 가칭 '반도체 소재부품연구원' 설립 추진을 위한 준비가 올해 주요 목표다. 반도체 소재부품연구원이 설립되면, 국가 및 지역 반도체 소재부품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 경북과 구미의 반도체 정책에서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집중과 협업이다.


△ 특화단지 추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역량 분산'이 아쉽다. 소재·부품에 집중해야 할 시점인데 소자 등 다른 분야까지 무조건 확대하려는 분위기가 있다. 선택과 집중이 아니면 경쟁력이 생기기 어렵다. 지역 관련 기관 간 협업 부족 문제도 있다. 대학과 연구기관이 각자 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이는 예산과 인력의 중복 투자로 이어지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기 어렵게 한다. 무엇보다 지역 반도체 산업의 큰 그림을 그리는 컨트롤타워 부재가 가장 큰 문제다. 특화단지 추진단이 일부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전체를 아우르고 조정하는 컨트롤타워는 아니다. 지역의 반도체 산업 방향을 정하고 역할을 조정할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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