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민 패싱’ 대구 공공조형물 잔혹사 끝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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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30 07:01  |  발행일 2026-07-30

대구지역 지자체가 최근 8년간 공공조형물 설치에 137억 원이 넘는 혈세를 쏟아부었고, 상당수 주민 의견을 무시한 채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민 소통'에 대한 지자체들의 인식도 안일하기 짝이 없다. 수억 원대 상징조형물을 지으면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은 달성군은 "의무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관련 조례에 '지역 주민 공감도'를 심의 기준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주민에게 묻지 않고 공감도를 어떻게 판단했단 말인가. 실패한 조형물은 시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수성구가 4천만 원을 들였다가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3천200만 원의 비용을 더 들여 철거한 수성유원지 계류분수, 법령 개정과 노후화를 이유로 철거된 달성군의 솔라트리가 단적인 예다. 행정의 실패로 인한 재정적 손실을 시민의 혈세로 메운 꼴이다.


해외 선진국들은 '주민이 동의하지 않은 공공미술은 폭력이다'는 교훈을 얻고 철저하게 주민 참여와 제도를 중심으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일본 도쿄 롯폰기 힐즈의 거미 조형물(마망) 등 세계적인 공공미술품들은 지자체가 기획 단계부터 무려 150여 차례나 주민 세미나와 설명회를 열어 소통한 결실이다. 주민 공감대를 완벽하게 형성했기에 흉물 논란 없이 지역의 보물이 될 수 있었다.


대구 지자체들도 이제 '조형물 잔혹사'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당장 조례를 정비해 조형물 설치 전 주민 의견 수렴과 전문가 심의 연계를 의무화해야 한다. 설치 이후 주민 만족도와 활용도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사후 성과평가제' 도입도 시급하다. 주민 동의를 얻지 못하고 사후 관리조차 안 되는 조형물은 공공 예술품이 아니라 예산 낭비의 상징이자 도시의 흉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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