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인터뷰>“무릎만 보는 시대 지났다”…AI가 바꾸는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 강승규
  • |
  • 입력 2026-03-24 10:41  |  발행일 2026-03-24
CT 기반 3차원 분석으로 환자별 관절 구조·다리 축 정밀 파악
수술 전 절삭 각도·삽입 위치 미리 설계…정확도·회복 만족도 향상 기대
최용석 강남종합병원장 “AI는 의사 대체 아닌 정밀 수술 돕는 도구”
최용석 강남종합병원장이 AI 기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최용석 강남종합병원장이 AI 기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인공관절 수술은 오랫동안 의사의 경험과 숙련도에 크게 의존해 왔다. 닳고 변형된 무릎이나 고관절을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이지만, 실제로는 뼈를 어느 각도로 얼마나 절삭할지, 인공관절을 어느 위치에 삽입할지를 정하는 과정이 수술 성패를 좌우한다. 최근 정형외과 분야에서 주목받는 'AI 기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바로 이 지점을 바꾸고 있다. 수술실 안에서 의사가 감각적으로 판단하던 영역을, 수술 전에 환자 개인별 데이터로 최대한 정밀하게 계산해 들어가는 방식이다.


최용석 강남종합병원장은 최근 영남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환자들이 흔히 로봇수술이라고 하면 로봇이 수술을 다 해주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AI 기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그런 개념과 조금 다르다"며 "핵심은 수술 전에 환자의 다리 전체 정렬과 관절 구조를 미리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절삭 위치와 각도, 인공관절 삽입 계획을 정교하게 세운 뒤 수술에 들어간다는 점"이라고 했다.


최 병원장이 설명한 AI 기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핵심은 '전체를 보고 들어가는 수술'이다. 과거에는 통증이 있는 무릎 관절 부위를 중심으로 영상을 보고 수술 계획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제는 고관절부터 무릎, 발목까지 하지 전체를 함께 본다. CT 촬영으로 환자 다리 축과 회전 상태, 관절의 마모 양상, 좌우 균형을 파악한 뒤 AI 시스템을 통해 "몇 도로 자르는 것이 가장 적절한지"를 미리 계산한다는 것이다.


◆고관절부터 발목까지…'다리 전체' 보고 수술


최 병원장은 "옛날에는 수술방 안에서 맞춰가며 결정하는 부분이 많았다면, 지금은 컴퓨터에 데이터를 넣고 미리 계산해서 들어간다"며 "쉽게 말해 수술 중 감으로 하던 부분을 수술 전 정밀 설계로 바꾸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환자마다 뼈 모양, 관절 각도, 다리 정렬 상태가 모두 다른데, 이런 차이를 수술 전에 반영하면 아무래도 정확성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수술 과정에서는 3D 모델링과 맞춤형 수술 가이드가 활용된다. 환자의 관절 구조를 입체적으로 구현한 뒤, 어느 부위를 어떤 각도로 절삭할지 사전에 설계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환자 맞춤형 지그(jig·수술 유도 장치)를 만들어 수술 중 그대로 적용하는 식이다. 최 병원장은 "예전에는 수술 후 안에서 밸런스를 맞추는 과정이 더 많았다면, 지금은 미리 3D 형태로 만들어 놓고 그 계획에 맞춰 절삭해 들어간다"며 "로봇수술도 큰 틀에서는 비슷한 흐름에 있지만, AI 기반 맞춤형 수술은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도 정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최용석 강남종합병원장이 AI 기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최용석 강남종합병원장이 AI 기반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출혈 줄고 회복 빨라져…재수술 위험 낮추는 데도 도움


그가 강조한 또 다른 장점은 회복 과정이다. 인공관절 수술에서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얼마나 덜 아픈가', '얼마나 빨리 걷게 되는가'다. 최 병원장은 "정확도가 높아지면 불필요한 절삭이나 조직 손상을 줄일 수 있고, 실제로 출혈량도 기존보다 적은 편"이라며 "직접 해보니 환자들 회복이 조금 더 빠르고 재활도 수월한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는 "아직 더 많은 데이터 축적은 필요하겠지만, 현재까지 수술한 사례들을 보면 환자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합병증과 재수술 가능성도 인공관절 수술의 중요한 변수다. 인공관절은 한 번 삽입하면 오랜 기간 써야 하는 만큼, 정렬이 조금만 어긋나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마모가 빨라질 수 있다. 최 병원장은 "전문가들은 결국 몇 도로 자르느냐, 몇 ㎜를 맞추느냐를 중요하게 본다"며 "AI 기반 수술은 이런 부분을 수술 전에 정밀하게 계산해 들어가기 때문에 재수술 위험을 낮추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모든 합병증을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결국 중요한 것은 이를 다루는 의료진의 경험과 판단"이라고 했다.


고령 환자나 관절 변형이 심한 환자에게도 이 방식은 유용할 수 있다. 통상 나이가 많을수록 뼈 변형이 심하고, 다리 축이 틀어져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럴수록 표준화된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의료진 설명이다. 최 병원장은 "관절이 많이 주저앉았거나 안팎으로 심하게 휘어진 경우일수록 개인별 구조 차이가 크다"며 "이런 환자일수록 맞춤형 계획을 세워 들어가는 장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수술 여부는 연령만 볼 것이 아니라 전신 상태와 기저질환, 회복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기반 수술로 비용 부담 낮춘다"


흥미로운 대목은 비용이다. 첨단 기술이 들어간 수술이라면 일반적으로 환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최 병원장은 "로봇수술은 장비 가격도 비싸고, 건당 들어가는 소모품 비용도 적지 않다"며 "AI 기반 맞춤형 수술은 기술적 이점은 살리면서도 환자 부담을 불필요하게 키우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일부에서는 추가 비용을 더 받는 방식도 있지만, 저희는 환자가 비용 때문에 좋은 수술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최 병원장은 앞으로 인공관절 수술은 '더 정밀하게, 더 개인별로' 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CT 기반의 구조 분석과 절삭 계획이 중심이지만, 앞으로는 AI 분석 기술과 로봇 시스템이 더 긴밀하게 결합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단순히 뼈 모양만이 아니라 환자의 보행 패턴과 활동량, 생활 습관까지 반영해 더 자연스러운 관절 기능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기술 자체가 치료의 본질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무릎 통증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인공관절 수술부터 고려할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 병원장은 "관절염 환자라고 모두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약물치료, 주사치료, 운동치료,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해본 뒤에도 통증과 기능 저하가 계속될 때 전문의와 상의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어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그 환자에게 맞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AI는 인공관절 수술의 판도를 바꾸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출발점은 첨단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환자마다 다른 무릎과 다리를 더 정확히 이해하겠다'는 의료의 기본에 있다. 무릎 하나만 보는 시대에서, 다리 전체를 보고 수술을 설계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 최 병원장의 진단이다.



기자 이미지

강승규

사실 위에 진심을 더합니다. 깊이 있고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

영남일보TV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