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봉덕동에 위치한 오리구이 맛집 '가야산오리'.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대구 남구 봉덕동의 한 아파트 단지 앞 골목길에 푸른 간판을 단 노포(老鋪)가 자리잡고 있다. 22년째 오리구이만 취급하는 '가야산오리'라는 식당이다.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기 훨씬 전부터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맛집으로, 지금은 동네가 개발되면서 사람들 기억에서 조금은 희미해졌지만 한때 점심식사 시간에 방문하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고 한다.
이 식당에 가면 메뉴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같은 오리고기에 양념을 더할 것인지 뺄 것인지만 결정하면 된다. 이곳에서 오리구이를 주문하면 기본으로 양배추겉절이와 콩나물겉절이, 김치, 부추무침이 제공되기 때문에 양념 없이 오리고기 본연의 맛을 즐기길 추천한다.
먹는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달궈진 돌판에 오리고기를 잔뜩 올려 초벌을 해준다. 어느 정도 익었다면 한 번 뒤적이며 덜 익은 부분을 돌판에 지져 준다. 익은 고기가 조금 쪼그라들면서 공간이 생겼을 때 김치는 물론, 양배추와 콩나물, 부추를 듬뿍 불판에 같이 올려준다. 처음엔 고기 따로, 야채 따로 먹다가 새로운 맛이 당길 때 모조리 섞어 볶아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22년째 한자리에서 장사 중인 정주원(65) 할머니는 "반찬은 모두 손수 만든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30여년 전 고향인 경북 울진에서 대구로 넘어왔다. 지금도 김치나 각종 반찬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를 고향에서 공수할 정도로 고향에 대한 애틋한 마음으로 음식을 대한다.
그래서인지 가야산오리는 김치 맛이 끝내준다. 고기를 모두 맛본 뒤 빠질 수 없는 '한국인의 후식' 볶음밥에서도 이 김치가 큰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볶음밥에 구수한 된장찌개를 몇 국자 넣어 비벼 바닥까지 남김없이 비우고 나면, 어느새 '다음에 또 언제 올까'라며 재방문을 머릿속에 그리게 된다.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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