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을까봐 더 산다’, 경북 번진 종량제 봉투 구매대란…지자체별 공급 방어전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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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3-30 20:30  |  수정 2026-03-31 16:35  |  발행일 2026-03-30
구미·포항·경주 판매 급증, 경산·영천 판매 제한
안동·청도·울진 6개월 비축물량…임의 인상 어려워
구미시가 제작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재기 자제 협조 카드뉴스<구미시 제공>

구미시가 제작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 사재기 자제 협조 카드뉴스<구미시 제공>

경북 구미시 원평동에 사는 이성미(여·55)씨는 종량제 봉투를 사려고 동네 마트를 세 군데나 돌았지만 결국 빈손으로 집에 돌아왔다. 이씨는 "매일 나오는 생활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 외에도 최근 구미지역 맘카페와 SNS에는 종량제 봉투를 구하지 못했거나 구매 제한으로 필요한 양만큼 사지 못했다는 글이 계속 올라온다. 중동사태 장기화로 플라스틱과 비닐의 주원료인 '나프타'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30일 구미시에 따르면 지난주(3월 23~27일) 종량제 봉투 출고량은 약 50만매에 달했다. 이는 직전 주간인 3월 16~20일 출고량 약 26만매보다 두 배 정도 늘어난 수치다. 시는 277만매를 제작할 수 있는 원료를 확보해 5월 사용분까지는 큰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은 경북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포항에서는 일부 판매소에 최근 사흘 사이 평소보다 5배 이상 주문이 몰렸고, 경주도 지난주부터 판매 물량이 갑자기 늘었다. 경주시는 현재 2~3개월분 재고를 보유하고 추가 제작도 진행 중이어서 공급 차질로 이어질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일부 지역은 강한 제한 조치에 들어갔다. 영천시는 최근 1개월 물량이 5~6일 만에 빠져나가자 지난 27일부터 1인당 2매 판매 제한에 들어갔다. 경산시도 최근 하루 2만5천매 가량이 판매되자 지난주 목요일부터 읍면동에 1인당 2매 제한 공문을 내려보냈다.


비축 물량을 확보한 지자체들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다. 안동시는 현재 소비량 기준 최소 9월까지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도군과 울진군도 6개월분 물량이 비축돼 있다.


다만 중동사태 장기화로 원재료 확보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불안심리가 가라앉지 않을 경우 비축물량이 예상보다 빨리 소진될 가능성은 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재고량 점검과 생산업체 협의, 판매량 조절, 대량구매 자제 안내 등 불안심리 진화에 힘을 쏟고 있다.


구미시 자원순환과 종량제 봉투 담당자는 "사재기를 막기 위해 마트 자체적으로 1인당 한두 장으로 판매를 제한하다 보니 시민들이 구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것 같다"며 "이번 주 수요가 어느 정도 해소되면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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