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마침내 대구시장 선거에 뛰어든다. 김 전 총리는 오늘 국회 소통관과 대구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차례로 출마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김 전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국민의힘 후보와 맞대결을 펼친다. 김 전 총리의 파괴력은 가늠하기 힘들다. 김 전 총리는 최근 영남일보의 대구시장 여론조사에서 대구시민조차 깜짝 놀랄 정도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김 전 총리는 국민의힘 후보 8명과의 '1대 1 가상대결' 지지도 조사에서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싱거워보였던 선거전 초반과 달리 '보수 텃밭' 대구가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셈이다. 김 전 총리가 민주당 대세 후보로 떠오른 데는 국민의힘 중앙당의 '오만'이 결정적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식의 태도가 대구시민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거물급 대안'의 등판을 불렀다.
김 전 총리는 '민생과 경제'를 화두로 들고 나올 게 분명하다. 이미 TK(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AX(인공지능 대전환)에 대한 의지를 밝힌 상태다. 대구의 제조업 DNA에 AI를 입히겠다는 게 김 전 총리의 구상이다. 대구경북 최대 현안인 신공항 문제도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의 출마는 당과의 조율이 끝났음을 의미한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김 전 총리가 출마를 결단할 경우 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대구시장 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사로 부상한 만큼 국민의힘도 '정상적인' 보수 정당의 모습을 찾아야 한다. 당장 대구시민을 전리품쯤으로 여기는 오만과 독선부터 사과해야 한다. 반성을 출발점으로 삼아 대구 경제 활성화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김 전 총리의 민생과 경제 공약에 대해 시민의 삶 변화를 위한 정책으로 화답해야 한다. 정치 싸움에 골몰하느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에 신음하는 시민의 삶을 외면해선 안 된다.
지금 국민의힘은 과거 진보 정당이 비판받던 '이념의 늪'에 빠져 허우적대고 있다. '친윤'이니, '절윤'이니 하면서 이념전쟁으로 허송세월하고 있다. '경제에 대해선 보수가 유능하다'는 이미지도 사라졌다. 민생보다 이념적 선명성 경쟁에 더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보수의 수치다. 국민의힘은 대구시장실이 특정 정당의 전유물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영남일보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 민심은 차악(次惡)이 아닌 최선(最善)의 경쟁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민이 냉철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가 남이가'식의 보수의 정(情)에 기대는 국민의힘 전략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
논설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