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 오른 봄, 늦어진 식목일?, 날짜 변경 두고 찬반 엇갈려

  • 김현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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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4-04 10:30  |  발행일 2026-04-04
여야 의원 국회 법안 발의
전문가 “지금 식목일 늦다”, “굳이 바꿀 필요 없다”
지역별로 ‘운영’은 탄력적으로해야 한다는 점은 공통점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영남일보DB>

식목일 기념 나무심기 행사에서 어린이들이 나무를 심고 있다.<영남일보DB>

올해도 이렇다할 결정없이 평행선만 달리다 멈춰 설까. 기후 변화, 지구 온난화 탓에 해마다 회자되지만 좀처럼 결론을 내지 못하는 이슈가 있다. 바로 식목일(4월 5일) 날짜 조정 문제다. 논의는 해마다 이어진다. 이와 관련해 국회에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지만 올해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여전히 식목일 변경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 이면을 들여다봤다.


2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국회엔 식목일 날짜를 앞당기는 내용을 담은 법안들이 발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은 식목일을 3월 21일로 변경하는 '산림기본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유엔이 지정한 '세계 산림의 날'과 맞추고 3월 셋째 주를 '국민 나무심기 주간'으로 운영하자는 취지에서 나온 법안이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은 이보다 하루 앞선 3월 20일로 식목일을 앞당기자는 '국가기념일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내놨다.


날짜가 다소 차이나지만 복수의 법안으로 식목일 날짜 변경이 제시된 이유는 기후 변화다. 최근 기온 상승으로 봄철 평균 기온 도달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나무를 심기에 적절한 시기도 기존보다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기상청 조사 결과, 봄철(3~5월) 평균 기온은 2020년부터 11.8℃→13.2℃→13.2℃→13.5℃→13.2℃→12.5℃를 기록했다. 최근 봄철 기온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으로 평년(1991~2020년 기준 11.9℃)보다 1℃ 이상 높은 고온 현상이 지속됐다. 2023년은 13.5℃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더운 봄이었다.


이처럼 기온이 상승하면서 산림 현장에선 현 식목일 날짜가 나무 생육관점에서 보면 늦다고 인식하고 있다. 경북도, 군위군, 대구환경청 등 공공기관은 일찌감치 지난달 말 나무심기 행사를 마치는 등 식재시기가 빨라지는 추세다.


또 산림청이 2021년에 실시한 '나무심기와 식목일 변경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서는 응답자 96.6%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나무심기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3월 중으로 식목일 날짜를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엔 56.0%가 찬성했으며 '현재 식목일을 유지하는 것이 옳다'는 응답은 37.2%였다.


경북대 강준원 교수(임학전공)는 "나무는 생장이 본격화되기 전 심는 것이 활착률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며 "현재 식목일 시기는 생리적으로 다소 늦을 수 있다"고 날짜 변경에 힘을 실었다.


지역별 차이도 지적했다. 대구경북 등 남부 지역은 이미 3월에 식재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고, 중부·북부지역으로 갈수록 시기가 늦어지는 구조여서다. 강 교수는 나아가 전국을 동일한 날짜로 묶기보다 권역별로 시기를 달리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더 타당하다고 봤다. 강 교수는 "식목일을 상징적인 기념일로 유지하더라도, 실제 나무 심기 정책과 일정은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식목일 날짜 변경을 놓고 찬반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이미지=생성형AI>

식목일 날짜 변경을 놓고 찬반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이미지=생성형AI>

기념일 변경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경북대 김성겸 교수(원예과학과)는 계절 변화 자체엔 공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들어 전반적인 계절 흐름이 예전보다 일주일 정도 빨라진 느낌이 있다"면서도 "제도 변경엔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다"고 했다. 기온이 눈에 띄게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도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2023년을 기점으로 기온이 떨어졌고 올해 기상청 예보는 11.6~12.2℃다. 하락 추세로 변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식목일의 역사적·자연과학적 배경을 충분히 인식해야 한다는 점도 신중론에 방점을 찍었다. 식목일은 임의로 정해진 날짜가 아니라 24절기 중 '청명' 시기와 맞물려 설정됐다. 절기는 오랜 시간 축적된 계절 변화 기준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여전히 의미가 있어서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일부 앞당겨진 측면은 있지만 절기 체계 자체를 흔드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전국 단일 날짜로 운영되는 행사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교수는 "남부와 중부, 북부 지역 간 기후 차이가 존재하지만 식목일은 국민적 행사로 이미 자리 잡았다"며 "단일 기준을 유지하는 측면도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행 날짜를 유지하되, 실제 식재 활동은 지역 여건에 맞게 조정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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