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본부 홍준기 기자
독도 취재는 늘 바다에서 시작된다. 배가 뜨지 못하면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고, 배가 떠도 오래 머물 수 없다. 그 짧은 시간 안에 보고, 듣고, 기록해야 한다.
그래서일까. 독도에서 벌어지는 문제는 대부분 늦게 드러난다. 최근 확인된 유류 유출 정황도 그랬다. 시설 노후화는 하루아침에 생긴 문제가 아니다. 저장탱크의 부식, 배관의 균열, 관리 점검의 공백은 오랜 시간 누적된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응은 확인 이후에야 논의되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질문은 단순하다. 왜 독도에서는 문제가 발생한 뒤에야 관리가 시작되는가. 핵심은 구조에 있다. 현재 독도는 여러 기관이 나눠 관리한다. 경비대 시설은 경찰, 천연기념물은 국가유산청, 행정은 경북도와 울릉군이 맡는다. 겉으로 보면 촘촘한 분담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책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순간이 더 많다.
예를 들어 오염이 발생했을 때 '시설 문제인지', '환경 훼손인지', '문화재 훼손인지'에 따라 보고 체계와 대응 주체가 달라진다. 결국 판단이 늦어지고 대응은 더 늦어진다. 독도는 지금 이 '사이'에 놓여 있다.
관리 주체들 사이, 법과 제도 사이, 그리고 책임과 책임 사이 더 큰 문제는 '사전 관리'의 부재다. 접근이 어렵다는 이유로 정기 점검은 형식에 그치는 경우가 많고, 설비 교체나 보수는 긴급 상황이 아니면 후순위로 밀린다. 예산 역시 마찬가지다. 독도는 늘 '중요한 곳'으로 불리지만, 실제 유지·관리 예산은 긴급성이 입증돼야만 움직이는 구조다.
그 사이 시설은 늙어가고, 위험은 쌓인다. 환경 문제도 같은 맥락이다. 독도는 토양층이 얇고 자정 능력이 제한적인 섬이다. 작은 오염도 빠르게 확산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폐기물 처리, 노후 설비 정비, 오염 모니터링은 '지속적 관리'가 아닌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다.
더 우려되는 건 앞으로다. 울릉공항 개항과 관광 인프라 확대는 독도를 '더 자주 갈 수 있는 곳'으로 바꿔 놓을 전망이다. 방문객 증가는 곧 환경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그러나 현재의 관리 체계로는 이 변화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현장에서 끊이지 않는다. 독도는 단순한 섬이 아니다. 국가의 상징이자, 생태계의 최전선이며, 외교적으로도 민감한 공간이다.
그렇다면 관리 역시 '상징 수준'에 머물러선 안 된다. 분산된 관리 체계를 하나로 묶는 컨트롤타워, 사후 대응이 아닌 상시 점검 시스템이 필요하다. 독도는 늘 그 자리에 있다.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접근이 어렵다고 해서, 관리까지 늦어져선 안 된다.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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