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화 시민기자
손석희의 '질문들'이라는 프로그램에서 김애란 작가는 20대 자신의 인터뷰에 대해 "세상을 아는 척하면서 숨기고 있다. 문학을 너무 좋아하고 헌신하는 것처럼 보이면 촌스러워 보일까 봐 멋을 부린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또 소설을 집으로 비유하며 사회적 주제가 스며들듯 상기되길 바란다고 말할 때와, AI와 인간의 비교에서 망설임을 언급할 때도 진실함이 느껴졌다. 반면 화려한 형용사나 비유로 서정성을 드러내고자 한껏 멋을 부린 글은 아름다워 보이지만 깊은 울림이 전해지지 않는다. 인간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직장이나 모임에서 미소와 칭찬을 습관처럼 건네지만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외모까지 수려해 자연스럽게 주변의 호감을 얻고 중심에 서 있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그들과의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하고 다정함 뒤에 묘한 거리감만 남긴다.
진정성은 화려하지 않고 인위적인 친절이나 가식과는 거리가 있다. 당장 드러나지 않더라도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특히 복지의 역할이 넓어지고 있는 현재, 사람의 마음과 삶을 보듬는 심리상담사, 사회복지사와 같은 직업군에서 그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학습된 매뉴얼대로 상냥하게 웃으며 형식적인 공감을 전하는 태도는 오히려 내담자나 대상자에게 또 다른 상처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변화를 이끌어내고 상처를 치유하는 힘은 세련된 상담 기술이나 습관적인 친절함이 아니라, 상대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있다는 조용하고 진실한 태도에서 비롯된다.
필자는 글에서 불필요한 서정성을 걷어내듯, 관계에서도 가식을 덜어내고 진심을 주고받으며 서로에게 위로가 되는 사회에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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