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에게 '대구 경제 발전 공동협의체'를 전격 제안했다. "선거는 경쟁이지만 대구의 미래는 경쟁의 대상일 수 없다"는 명분이다.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그것도 사활을 건 선거국면에서 보수 정당 후보가 진보 정당 후보에게 공동 기구를 제안하기는 처음이다. 진영 논리를 넘어 '경제 우선'의 기치를 들었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추 후보의 제안은 민주당 후보를 대구 경제의 공동 주체로 인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함께해야만 대구를 살릴 수 있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대구판 연정(연합정부)'의 시험대 성격이다.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낡은 공식에 안주해온 TK 정치권이 비로소 현실을 직시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평소 협치를 강조해온 김 후보로선 이번 제안을 정략적으로만 해석해 외면할 이유가 없다. 지금 대구 경제는 위기의 늪에 빠져 있다.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30년 넘게 전국 최하위권이고, TK(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행정통합 프로젝트는 표류 중이다. 경제부총리 출신인 추 후보의 '실무 능력'과 국무총리를 지낸 김 후보의 '정치적 경륜'이 합쳐진다면 대구는 중앙정부도 감히 무시하지 못할 강력한 추동력을 얻게 된다.
관건은 실질적인 협치 모델을 만드는 데 있다. 이번 협의체 제안이 진정성을 얻으려면 신공항 건설 방식 같은 핵심 현안에서 접점을 찾고 공동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속 가능성도 중요하다.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상대 후보의 합리적인 공약을 수용하고, 패배한 후보는 협의체의 일원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번 제안이 TK 정치사에서 협치와 실용의 정치를 여는 새로운 장으로 연결되길 기대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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