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버스라 불리지만 현실은 통근·통학버스…전세버스 ‘유가보조금 사각지대’

  •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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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03 18:58  |  발행일 2026-05-03
459억 추경 예산 마련에도 시행령 정비 필요… 97% 경유차량 운행할수록 적자
지정구 우진관광 대표 “전세버스는 생활교통 인프라”
지정구 우진관광 대표가 운행하지 않고 구미시 임수동 차고지에 서 있는 전세버스를 보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박용기기자>

지정구 우진관광 대표가 운행하지 않고 구미시 임수동 차고지에 서 있는 전세버스를 보며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박용기기자>

전세버스 업계가 고유가와 제도 공백이라는 이중고에 내몰리고 있다. 전세버스업계 지원을 위한 459억원 규모의 유가보조금 추경 예산이 국회 심의를 거쳐 마련됐지만, 실제 집행까지는 시행령 개정 등 후속 절차가 남아있다. 이로 인해 현장에서는 "당장 어려운데 예산이 있어도 그림의 떡"이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경북 구미시 임수동에 차고지를 둔 우진관광 지정구 대표(전 경상북도 전세버스조합 부이사장)는 "전세버스는 더 이상 단순한 관광버스가 아니라 매일 아침 학생과 근로자를 실어 나르는 생활교통 인프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발표에 따르면 전세버스의 통학·통근용 운행 비율은 73%나 된다.


지 대표는 유류비를 전세버스업계의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경유를 주연료로 사용하는 전세버스는 유가가 오르면 운행비 부담이 곧바로 커진다. 하지만 기업 통근과 학교 통학 노선은 대부분 장기 계약으로 운영돼 유류비 상승분을 요금에 반영하기 어렵다.


지 대표는 "봄철이면 관광객을 싣고 전국을 달려야 할 버스들이 차고지에 멈춰 서 있다"며 "관광 수요는 줄고, 통근·통학 노선은 계약에 묶여 있어 기름값이 올라도 요금을 올릴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운행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라고 호소했다.


최근 전세버스업계 지원 예산이 마련됐지만 현장의 불안은 여전하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령에 따르면 현재 유가보조금 지급 체계는 노선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자와 일반·개인택시 운송사업자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다. 경유 전세버스는 일반적인 지원 대상에서 빠져 있다.


천연가스 CNG 연료 보조금 대상에는 전세버스 운송사업자가 포함돼 있지만, 현장에서 운행 중인 상당수 전세버스는 경유 차량이어서 업계가 체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추경안 편성을 위해 국회가 파악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전세버스 3만9천352대 중 97%(3만8천167대)가 경유차량이었다.


지 대표는 "전세버스가 멈추면 피해는 업체에서 끝나지 않는다"며 "학생과 학부모, 기업, 근로자, 지역사회 전체가 영향을 받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 교육청, 공공기관이 함께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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