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초지자체별로 공공시설물 내진율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지자체의 경우, 내진 성능을 갖춘 공공시설물 비중이 정부 목표치에 한참 못 미쳐, 지진 위험에 무감각할 정도로 안일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남권에는 양산 단층과 울산 단층 등이 분포하고 있어, 대구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 실제로 지난 한 해 대구·경북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은 모두 10회로, 국내 내륙 발생(22회)의 절반에 육박했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2025년도 공공시설물 내진보강대책'에 따르면, 전국 기초지자체의 평균 내진율은 82.7%로 정부 목표치(80.8%)를 웃돌았다. 내진보강대책 초기인 2011년(37.3%)과 비교하면 2.2배 높아진 수치다. 그러나 대구 현실은 이와 거리가 있다. 구·군별로 보면 정부 목표치를 넘겼거나 근접한 곳은 달성군(100%)과 동구·북구 3곳뿐이다. 달서구는 매년 보강을 이어가며 74.5%까지 끌어올렸으나, 군위군과 중구·남구·수성구는 50~60%대에 머물러 있어 지역별 '안전 격차'가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남구의 행태는 이해하기 어렵다. 내진 보강 작업을 5년째 중단하며, 안전 불감증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각 지자체가 지진 방재를 최우선 과제로 삼은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더욱이 재난관리기금을 법정 기준치보다 세 배나 더 적립해 놓고도, 정작 재난관리의 핵심인 내진 보강에는 예산을 투입하지 않았다. 이는 단체장의 안전관리 의지 결여와 우선순위 설정의 문제라고밖에 볼 수 없다. 대구시의 감독 소홀과 구청의 안일함이 맞물려 시민 생명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앞서 2016년 경주(규모 5.8)와 1년 뒤 포항(규모 5.4) 지진을 통해 대구 역시 대형 지진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올 3월에도 성주에서 발생한 규모 2.6 지진으로, 대구 도심에서 흔들림이 감지된 바 있다. 전문가들이 언제든 강력한 지진이 우리 지역을 덮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연재해 대응에서 낙관론은 금물이다. 대구시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 선제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 관리 기능이 구·군으로 분산돼 있다는 이유로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내진 보강은 단순히 시설물을 고치는 작업이 아니라, 도시 전체 생존이 걸린 사안이다. 대구시는 내진 보강이 부진한 구·군을 독려하고, 예산 집행을 유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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