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베팅판까지 등장, 역대급 TK선거 정치지형 변화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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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5-04 08:44  |  발행일 2026-05-04

6·3 지방선거는 독특한 현상을 파생시키고 있다. TK(대구경북)는 그 중심에 서 있다. 주목도가 최하위였던 대구시장 선거는 당선 확률을 놓고 해외 도박시장 베팅 종목으로 올랐다. '폴리마켓(Polymarket)' 사이트인데, 누적 판돈이 수억원을 넘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 간의 승패 예측이 흥미진진하다. 여론조사도 과거와 다른 흐름이다. 역대 대구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선 경우는 전무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다. 이질적 정치행보도 목격된다. 포항·경주·문경·김천 등지에서는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 단체장 출마로 전향한 사례가 속출했다. 심지어 대구 북구의 한 시의원은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하자 아예 민주당에 입당, 당적을 바꾸고 출마한다고 밝혔다.


'보수의 성지'란 명칭에서 간파할 수 있듯 TK는 국민의힘 일당독점 체제가 수십 년째 굳어온 곳이다. 민주당이나 진보 계열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대(大)이변으로 간주된다. 시장 군수 및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 정당의 당내 경선이 본선이라 불린 이유다. 그런 탄탄한 세력구조가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균열의 조짐이 일고 있다. 민주당 후보가 대거 입후보에 나선 것이 이를 방증한다. 민주당은 대구지역 9개 기초단체장 중 군위군수를 제외하고 8곳을 공천했다. 4년 전 후보를 찾지 못해 4곳만 달랑 후보를 냈던 것과 대비된다. 대구시의원도 31개 선거구 중 25곳에 후보를 공천했다. 4년 전에는 불과 4명만 공천했다. 경북도내 민주당 단체장 후보도 4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정 지역에서 정치적 성향이 한 쪽으로 치우친다고 해서 꼭 나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반면 정치 독점이 그 지역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배척하기 어렵다. 정치적 다양성이 선거 때마다 TK 단골 이슈로 등장한 배경이다. TK 정치의 분화 조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사태와 파면 속에 보수의 단일대오가 흔들린 탓이 일차적 요인이다. 이와 함께 사회적·인구학적 요인도 가세한 것으로 분석된다. 보수에 신념을 바친 중장년층이 점차 물러나면서 30~50대 계층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정치적 선택에서 보다 유연하다. 피할 수 없는 시대 변화의 속성을 담고 있다. 결국 남는 것은 이 같은 변화의 물결을 정치권, 나아가 지역 시민사회가 TK의 발전이란 실용적 목표와 연계할 수 있느냐이다. 정치는 누가 이기는 것이 궁극적 목적은 아니다. 부디 이번 지방선거가 특정 정당의 유불리를 떠나서 TK 발전의 이정표가 돼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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