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 처리가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5일 특검법안 처리와 관련해 "국민, 당원, 의원 총의를 모아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도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여권이 한발 물러선 배경에는 특검법안을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선거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작 기소 특검법' 문제의 본질은 시점이 아니라 내용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들의 공소 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특검법안에 공소취소 권한까지 특검에 부여하는 것은 형사사법 체계를 뒤흔드는 것이며, 이 대통령의 '셀프 면죄부'로 이어질 수 있다. 특검은 국회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수사 대상 사건의 당사자인 대통령이 해당 특검을 임명하고, 그 특검이 공소 취소까지 결정하는 구조라면 '누구도 자기 사건의 판관이 될 수 없다'는 법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게다가 이런 선례가 만들어질 경우, 정권이 바뀔 때마다 형사사법 절차가 정치적 이해에 따라 흔들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검 제도가 권력 감시가 아닌 권력 방어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조작 기소 특검법안은 처리 시기를 늦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법리적 검증 없이 강행될 경우, 진상 규명보다 법치 훼손이라는 더 큰 논란만 남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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