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수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은 "'피지컬AI를 배우려면 경산으로 가야 한다'는 수준의 전문 아카데미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AI 시대에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닙니다. 생존을 위한 필수 역량입니다."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 이헌수 학장은 13일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에서도 세계 수준의 소프트웨어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프랑스 혁신 교육 모델인 '에꼴42(Ecole42)'를 기반으로 2023년 대구대학교에 설립한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기관이다. 교수·교재·학비가 없는 이른바 '3무(無) 교육'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입학 과정도 독특하다. 온라인 테스트와 한 달간의 예비 과정인 '피신(Piscine)'을 통과해야만 본과정에 들어갈 수 있다. 1~3기까지 온라인 지원자는 4천800여명에 달했지만 실제 본과정 입학생은 502명 수준이다.
이 학장은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의 가장 큰 의미로 '지역 인재 육성'을 꼽았다. 그는 "젊은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상황에서 지역에서도 AI·디지털 전환 시대를 이끌 소프트웨어 인재를 키워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지역 정주와 지방소멸 대응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산 유치 배경도 소개했다. 그는 "당시 윤두현 국회의원이 제조업 중심 도시인 경산에도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기관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유치가 추진된 것으로 안다"며 "경산은 대학이 많고 젊은 인구 비중도 높아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학 교육과의 차이점에 대해 이 학장은 "대학이 이론 중심이라면 42경산은 프로젝트 기반 실무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협업과 소통 역량까지 함께 키우는 구조라는 것이다.
특히 그는 '5C 인재상'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도전(Challenge),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 소통(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ion), 융합(Convergence) 역량을 갖춘 인재 육성이 목표다.
이 학장은 "고졸 학생 2명이 24개월 과정을 13개월 만에 수료한 뒤 서울의 소프트웨어 기업에 정규직으로 채용됐다"며 "기업 대표가 직접 '정말 잘한다'며 채용 의사를 밝힐 정도였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약 65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다만 그는 "우리는 본질적으로 취업기관이 아니라 인재 양성기관"이라며 "현실적으로는 결국 취업률로 평가받는 구조 속에서 늘 고민이 있다"고 털어놨다.
지역에서 키운 인재가 수도권으로 유출이란 지적에 대한 현실적 한계도 인정했다.
그는 "좋은 인재를 길러도 지역에 기업과 문화·생활 인프라가 부족하면 청년들은 수도권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교육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실리콘밸리 사례를 언급하며 "창업 생태계에는 고객, 인재, 자본이 함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산시가 추진 중인 임당 유니콘파크와 창업도시 전략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단순히 공간만 만든다고 기업이 오는 것은 아니다"며 "왜 경산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경산이노베이션아카데미는 아진산업, 발레오 등 지역 기업과 연계형 프로젝트도 운영 중이다. 학생들이 실제 기업 과제를 수행하고 기업이 이를 평가해 채용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향후 비전에 대해 이 학장은 "42 프로그램 기반 위에 AI·피지컬AI 교육을 접목해 제조·모빌리티·로봇 분야 특화 인재를 키우고 싶다"며 "장기적으로는 '피지컬AI를 배우려면 경산으로 가야 한다'는 수준의 전문 아카데미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서울 출신인 이 학장은 40여년 동안 삼성전자 임원을 비롯해 IBM, 벨연구소, 시스코 시스템즈, 실리콘밸리 기업 등을 거친 글로벌 IT 전문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글로벌 기술·창업지원기관인 KIC실리콘밸리 초대 센터장도 맡았다.
그는 "인생의 마지막 도전으로 글로벌 경험을 지역 인재 양성에 기여해보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경산이 어디 있는지도 몰랐지만 지금은 이곳에서 충분히 의미 있는 도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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