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각각(時時刻刻)] AI 시대의 팀워크와 기업문화의 위기

  •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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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14 15:44  |  발행일 2026-06-16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주우진 DG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

인공지능(AI)은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신속한 의사결정 지원 등의 장점을 제공하며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AI 도입은 인간이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며 공동의 목표를 추구하는 방식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 나아가 AI의 지속적인 활용은 공동체의 연대와 팀워크를 약화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기업경영에서 AI는 인간을 돕는 도구이지만, 잘못 활용될 경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대체하게 된다. 과거에는 보고서 작성, 데이터 분석, 기획안 수립 등을 위해 여러 사람이 함께 논의해야 했다. 그러나 AI가 강력한 도구로 등장하면서 협업이나 공동 논의보다 AI를 활용하여 개별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조직 내 협업 문화가 약화되고 상급자와 부서원 간의 상호작용도 감소하게 된다. 특히 직원들이 업무 관련 판단이나 조언에 있어 상사보다 AI를 더 신뢰하게 되면 상급자의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조직 내 권위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조직의 핵심 자산인 암묵지(tacit knowledge)의 전수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암묵지는 선임자와 신입 구성원 간의 대화, 멘토링, 공동 프로젝트 수행, 문제 해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전수되어 왔는데, AI는 대면 접촉 시간을 단축시킴으로써 암묵지의 전수를 방해할 것이다.


AI 활용의 가장 우려되는 점은 기업문화의 약화이다. 기업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공통의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며 능률을 향상시키는 것이 기업문화이다. 특히 강한 기업문화는 평상시보다 기업이 위기를 맞이했을 때 그 가치를 발휘한다. 강한 기업문화를 가지면 위기 시 함께 난관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발휘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기업문화는 서로 비난하고 각자 살길을 찾아 기업을 버리는 행동을 유발할 것이다.


이러한 AI 활용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의도적으로 대면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 과거 일부 경영서에서는 회의를 시간 낭비 요소로 간주하기도 했지만, AI 시대에는 오히려 사람 간의 직접적인 교류가 더욱 중요해질 수 있다. 일을 하는 시간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보를 공유하는 시간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팀 미팅, 워크숍, 멘토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구성원 간 상호작용의 기회를 의도적으로 늘려야 한다.


둘째, 보고서 작성 시 AI의 도움을 받아 자료를 수집하거나 초안을 작성할 수는 있지만, 최종 보고서에는 반드시 작성자의 의견이 반영되어야 한다. 또한 보고서는 읽는 사람이 직접 검토할 수 있을 정도로 간결하고 명확하게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고서를 AI가 작성하고, 이를 다시 다른 AI가 요약하며, 정작 인간은 그 내용을 충분히 숙고하지 않는 웃지 못할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셋째, AI로 인해 개인 생산성이 향상될수록 조직 차원의 협업을 장려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개인 성과급 중심의 보상체계를 완화하고 부서 단위의 성과에 대한 보상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인사평가에서도 단순한 목표 달성 여부뿐만 아니라 협업 능력, 지식 공유 등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반영해야 한다.


결국 미래의 성공적인 기업은 AI를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곳이 아니라,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인간 간의 연대의 가치를 가장 잘 유지하는 곳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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