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 입고 샤워까지…‘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 간절함 통했다

  •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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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6-17 10:33  |  수정 2026-06-17 11:38  |  발행일 2026-06-17
16일 삼성-키움 경기, 삼성 선발 원태인 6이닝 무실점 호투
원태인, 메이저리그식 ‘유니폼 샤워’로 슬럼프까지 씻어냈다
“공만 던져도 행복하겠다던 초심 떠올렸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지난 16일 홈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직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더그아웃에서 취재진들을 상대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지난 16일 홈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 직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3루 더그아웃에서 취재진들을 상대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안좋은 모습 떨쳐내려 유니폼 입고 샤워까지 했습니다."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지난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7차전에서 총 100구를 던진 가운데 6이닝 5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세 번째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19일 포항 홈경기서 거둔 승리 이후 거의 한 달 만이다. 원태인은 이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 다채로운 변화구로 상대 타이밍을 빼앗았고 최고 구속 150㎞에 달하는 직구를 섞어 위력을 배가시키는 등 안정적 피칭을 선보였다.


원태인은 이날 경기(삼성, 키움에 4-1 승) 직후 라팍 3루 더그아웃서 진행된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경기 결과와 피칭 디자인 모두 만족스럽지 않아 스스로를 너무 구석으로 거칠게 몰아붙이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그동안의 심경을 털어놨다. 실제로 원태인에게 이번 시즌은 결코 평탄치 않았다. 시즌 개막 전 팔꿈치 굴곡근 부상을 당하며 WBC 대표팀에서 낙마했고, 부상 여파로 시즌 개막 후 2주가 지나서야 첫 경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승을 기록하며 국내 투수 중 최다승을 거머쥔 에이스였던 만큼, 부진이 이어지는 동안 느꼈던 심리적 압박감과 고민이 컸다.


지난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키움 경기에 선발로 나선 원태인이 투구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키움 경기에 선발로 나선 원태인이 투구하고 있다.<삼성 라이온즈 제공>

팀 승리에 기여하려는 에이스의 간절함은 새로운 루틴으로도 이어졌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유니폼을 입은 채 샤워를 했다는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부진 탈출 방법까지 사용됐다. 원태인은 "지난 일요일 라팍 라커룸 샤워실에서 유니폼을 입고 그냥 물줄기를 계속 맞으면서 안좋은 기운들을 떠내려보내려 했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출근길 농장에서 산 선인장 화분을 라커룸에 두고 정성껏 가꾸는가 하면 바지, 글러브, 모자 등 모든 장비를 새로 교체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승리를 갈망했다.


철저한 전력 분석과 동료들과의 두터운 신뢰도 이날 호투의 밑거름이었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의 조언을 받아 슬라이더를 보완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 올 시즌 기복이 심해 애증의 구종이 된 슬라이더를 교정하기 위해 분석팀과 머리를 맞대고 가장 좋았던 지난해의 그립과 투구 폼을 복기했다.


이날 원태인과 호흡을 맞춘 포수 김도환과의 신뢰도 돋보였다. 원태인은 "도환이에게 '친구 한 번 살려달라'고 부탁했다"며 "지난 한화전에서 홈런을 허용한 뒤로는 공부를 정말 많이 하는 도환이를 전적으로 신뢰해 그의 사인에 단 한 번도 고개를 흔들지 않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지난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키움 경기종료 직후 삼성 투수 원태인(왼쪽)과 박진만 삼성 감독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1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키움 경기종료 직후 삼성 투수 원태인(왼쪽)과 박진만 삼성 감독이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무엇보다 초심으로 돌아간 마인드 컨트롤이 주효했다. 원태인은 "부상에서 복귀할 때 아프지 않고 마운드에 서서 공만 던져도 행복하겠다던 초심을 떠올리자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안좋을때도 응원해주신 팬들께 너무 감사하다. 팬들을 위해 열심히 준비했고 덕분에 오늘 좋은 피칭 보여드릴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이 6이닝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팀에 유리한 경기 흐름을 만들어줬다"며 에이스의 호투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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