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지묘동 '시골 보리밥'의 스페셜 보리밥 2인분 상차림.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대구 동구 지묘동에서 파계사 방향 파계로 도로변에는 등산객들과 중장년층 식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식당 '시골 보리밥'이 있다.
식당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구수한 향을 풍기는 따뜻한 숭늉이 대접에 담겨 나온다. 본격적인 식사 전 입맛을 돋우는 '한국식 에피타이저' 역할을 톡톡히 한다.
시골보리밥의 기본 대표 메뉴는 1만 원에 제공되는 '보리밥'이다. 하지만 이곳을 찾는 젊은 남성 고객들은 주로 1인당 1만 5천원인 '스페셜 보리밥'(2인 이상 주문 가능)을 선택한다. 소화가 빨라 쉽게 허기가 질 수 있는 보리밥의 특성을 감안해, 든든한 단백질을 보충해 줄 '연탄 석쇠 불고기'가 세트로 곁들여지기 때문이다. 은은한 불향을 머금은 석쇠 불고기는 보리밥의 아쉬운 2%를 채워준다.
이곳의 상차림은 정겨운 시골 정취가 물씬 풍기는 둥근 양은 쟁반에 담겨 통째로 서빙된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깔끔하고 정갈한 찬 구성이 돋보인다.
기본 보리밥에 비벼 먹을 수 있는 콩나물, 톳, 무채 등 다양한 종류의 삶은 채소(숙채)와 함께 두부, 오이, 깍두기, 도라지무침, 그리고 구수한 비지가 상 위에 오른다. 특히 이곳의 별미로 꼽히는 '양념치킨 풍미의 코다리 조림'과 기본 반찬으로 제공되는 '조기 구이'도 특색 있는 반찬이다.
보리밥을 더욱 맛있게 즐기는 방법에도 이 집만의 내공이 담겨 있다. 보통 비빔밥은 고추장을 떠올리기 쉽지만, 시골보리밥의 삶은 나물(숙채)에는 구수한 된장찌개를 듬뿍 넣어 비비는 것이 정석이다. 뜨거운 된장찌개가 생채소에 닿으면 나물이 숨이 죽어 맛을 해칠 수 있지만, 이미 한 번 삶아낸 숙채와는 깊고 부드러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자극적이지 않고 건강한 맛을 고스란히 담아낸 '시골보리밥'은 주말 나들이 길이나 가벼운 산행 뒤 든든한 한 끼를 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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