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과 창] 드라마 ‘참교육’의 흥행이 씁쓸한 이유

  •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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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07 11:14  |  발행일 2026-07-08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웹툰 원작 드라마 '참교육'이 화제다. 공개 단 3일 만에 비영어 TV부문 글로벌 1위, 48개국 톱10에 올랐다. 드라마는 학교폭력, 마약, 과도한 학부모 민원, 촉법소년의 비행 등 민감한 현실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한다. 극적 과장과 비현실적 요소가 가득함에도 시청자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하나다. 현실에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던 '출구'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현실은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르다. 정부는 심각해지는 학교폭력에 대처하기 위해 법을 강화했고, 급기야 이를 대학입시와 연계하기에 이르렀다. 학교생활기록부에 학폭 기록이 남는 순간 자녀의 장래에 치명적인 상처가 됨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기록을 막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사안이 사법 공방으로 번지고 민원이 거세지자 감당하지 못한 학교는 아우성을 쳤고, 결국 교육지원청 단위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설치·운영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학생들을 보호하고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하겠다던 제도가, 도리어 학교에서 '교육적 지도나 갈등의 치유'라는 영역을 깡그리 지워버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냉혹한 법의 잣대 아래서 아이들은 '용서하는 법'과 '화해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고 자란다. 사실 아이들은 투닥거리는 사소한 다툼과 갈등을 겪으며 자란다. 그 속에서 잘못을 깨닫고 용서하며 더 끈끈한 관계를 배우기도 한다. 그런 경험 속에서 우정이 싹트고, 오래도록 맺어갈 인연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의 법적 시스템 아래에서는 그럴 여지가 없다. 잘 다독여 풀 수 있는 문제도 '누구 편을 들었냐, 은폐하려 하냐'는 민원 소지 때문에 학교는 법대로만 처리할 수밖에 없다. 불이익이 두려운 부모는 사안이 생기면 변호사부터 선임하고, 일부 비교육적인 학부모는 문제 해결의 중심에 금전을 끌어다 놓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교사의 교육적 지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진다. 교사는 오히려 '아이의 장래를 망칠 나쁜 증인'이 될까 몸을 사리게 된다.


교단이 이토록 불안정하고 교권이 위기라면, 이제는 모두가 지혜를 모아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첫째, 교사의 정당한 지도가 보장되어야 한다. 교사 개인은 당연히 공적 자세를 취해야 할 것이고, 교사들이 소신 있는 교육적 지도를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보완해야 한다. 둘째, 학부모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학생 교육의 책임을 학교에만 떠넘겨서는 안 된다. 아이의 전인적 성장은 책임 있는 가정교육에서 출발한다. 한부모, 조손가정 등 교육 취약계층 아이들에게는 국가가 그 기능을 더 두텁게 보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교육적 문제를 법률로만 해결하려는 사회적 관성을 멈춰야 한다. 법의 잣대를 들이대기 전 '교육적 지도'가 자리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히고, 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교원의 역량을 확보하는 것. 그것이 드라마가 우리 사회에 던진 숙제에 대한 진짜 답이다.


드라마 속 호쾌한 발차기는 우리에게 잠시의 카타르시스를 줄 뿐, 무너진 교실을 다시 세우지 못한다. 이제는 아이들이 투닥거리며 커갈 수 있는 운동장을, 교사가 안심하고 지도할 수 있는 교실을 돌려주어야 한다. 학교는 법정이 아니라 아이들이 넘어지고 깨지며 '인간'이 되어가는 배움의 숲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것은 변호사의 유려한 변론이 아니라 '괜찮아, 다시 시작하자'며 등을 토닥여주는 선생님의 손길이다. 그러나 이 손길마저 성추행이 될까 겁내는 것이, 오늘날 교단의 서글픈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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