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시간을 품고 미래를 잇다⑨] 온라인쇼핑몰 ‘명실상주몰’

  • 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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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27 18:21  |  발행일 2026-07-27
‘지역대표’ 만들려는 농산품 가공업체들…고향 상주 아끼는 마음 녹여냈다

軍장교·외식업체 거쳐 귀농한 이진규 대표

영농일지 쓰며 온라인 창구로 단골들 확보

"참기름·들기름·고춧가루로 상주 알릴 것"

양조학 전공하고 술 연구했던 강창석 대표

실패 겪은 후 산머루 와인으로 다시 일어서

"원료 특성 이해하고 참신한 생각 섞어야"

특산물은 특정 지역에서 특히 유명하거나 특색 있는 생산물을 말한다. 상주는 쌀, 곶감, 누에고치 즉 삼백(三白)으로 유명하지만 최근엔 지역에서 나는 생산물을 가공해 가치를 높인 상품도 적지 않다.


지역에서 생산·가공한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쇼핑몰이 지역마다 늘고 있다. 상주도 예외는 아니다. 2022년 1월 문을 연 '명실상주몰'은, 상주시가 직접 운영을 관리하는 만큼 생산자에게는 온라인 판로 개척과 수수료 부담 완화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게는 복잡한 유통 마진이 빠진 정직한 가격의 먹거리를 보장한다.


명실상주몰에 입주한 업체는 저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야기의 결은 저마다 다르다. 직장을 다니다 손맛을 상품에 담아낸 이가 있는가 하면, 고향 땅에서 자신만의 새 출발을 택한 이도 있다. 우연히 시작한 일이 어느새 업(業)이 된 경우도, 오랜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자신만의 맛을 찾아낸 경우도 있다. 흙에서 거둔 재료가 누군가의 손을 거쳐 하나의 상품이 되기까지, 그 과정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과 정성이 켜켜이 쌓여 있다. 자신이 만든 것에 상주의 이름을 걸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진규 대표는 상주이장님농장을 운영하는 귀촌 농업인이다. 작물 재배를 시작으로 가공품까지 영역을 넓힌 이 대표는 온라인판매창구로 단골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이진규 상주이장님농장 대표 제공>

이진규 대표는 '상주이장님농장'을 운영하는 귀촌 농업인이다. 작물 재배를 시작으로 가공품까지 영역을 넓힌 이 대표는 온라인판매창구로 단골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이진규 상주이장님농장 대표 제공>

상주이장님농장의 대표상품은 들기름. <이진규 상주이장님농장 대표 제공>

상주이장님농장의 대표상품은 들기름. <이진규 상주이장님농장 대표 제공>

◆이장님 어머니 '러브콜' 받고 고향으로


'상주이장님농장'의 이진규(47) 대표는 장교로 7년, 프랜차이즈 외식업체 직장인으로 6년간 일했다. 그러다 동네이장이던 어머니로부터 귀촌 제의를 받았다.


상주에서 나고 자란 이 대표는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었다. 모친은 축산업을 하면서 인근에 농지를 갖고 있었고, 그 농지를 동네 주민에게 빌려줬었다. 그러다 그 밭을 돌려받으면서 아내와 아들 둘과 함께 고향인 상주로 돌아왔다. 이 대표는 어머니의 또 다른 이름인 '이장'이라는 이름을 걸고 사업을 시작했다.


이 대표는 "귀농 초기에는 자금 문제와 농기계가 없어 큰 고생을 했다"고 했다. 고추농사를 지으면서 농업기술센터·동네 주민들과 지인들에게 물어보고 기술을 익혔다. 온라인에서도 많은 정보를 얻었다. 그는 "포털사이트에서 블로그와 카페가 유행하던 시절, 영농일지를 쓰면서 온라인판매창구를 개설했다. 그렇게 단호박, 참들깨, 대봉감 등을 팔며 단골을 늘려왔다"고 했다. 가공품을 시작하면서 고춧가루와 들기름까지 제조·판매했다. 부모님과 형제, 아내와 힘을 합쳐 시설투자까지 전문성을 갖춰나가다 2017년엔 6차 산업 농장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 대표는 전통방식으로 깨끗하게 만든 참기름과 들기름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또 색감이 살아있는 달큰한 국산고춧가루 역시 이장님농장의 대표 상품이다. 여기에 봄에는 참두릅, 여름에는 자두와 복숭아, 가을에는 사과대추와 떫은감 등 농산물을 내놓고 있다.


양조학을 전공하고 지역 주류업체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강창석 젤코바 와이너리 대표는 고향 상주에서 자신만의 술을 만들고 있다. <강창석 젤코바 와이너리 대표 제공>

양조학을 전공하고 지역 주류업체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한 강창석 젤코바 와이너리 대표는 고향 상주에서 자신만의 술을 만들고 있다. <강창석 젤코바 와이너리 대표 제공>

젤코바 와이너리의 대표상품인 산머루 와인. <강창석 젤코바 와이너리 대표 제공>

젤코바 와이너리의 대표상품인 산머루 와인. <강창석 젤코바 와이너리 대표 제공>

◆주류업체의 술박사, 나만의 술을 만들다


대학에서 양조학을 전공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한 강창석(59) '젤코바 와이너리' 대표는 말 그대로 '술박사'다. 금복주와 경주법주 연구소에서 15년간 근무하고 지역대학에서 와인강의를 해온 그는 자신이 추구하는 제품을 직접 만들겠다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강 대표의 상주 고향마을에는 500년 된 느티나무 두 그루가 서 있다. 강 대표는 그 느티나무처럼, 사람들이 오래 그리고 편하게 와인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젤코바(느티나무)'라는 이름으로 그 꿈을 실현했다.


강 대표는 2006년 화이트와인용과 레드와인용 포도를 심었지만, 우리나라의 찬 겨울바람에 못 이겨 모두 동사했다. 그는 "순탄한 시작은 아니었다"면서 "실패를 교훈 삼아 추위에 강하면서 알이 작고 껍질이 두꺼운 산머루로 바꿨다"고 전했다. 산머루는 캠벨포도보다 수확량이 적지만 당도와 붉은 색소가 풍부하다는 강점이 있다.


이곳에서 강 대표는 느티나무 같은 마음으로 지역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그는 "직접 재배하지 않는 재료들은 근처 농가에서 수급하는데, 이를 동반성장을 위한 구조라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여러 강점을 모은 젤코바 와이너리는 대한민국 주류대상, 아시안와인트로피 등 수상으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 강 대표에게도 고민은 있다. 바로 주류 품목에 대한 규제다. 그는 "와인도 지역특산주로 인정받아 통신판매는 허용되지만, 판촉활동에 제한이 많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강 대표는 "전통주와 지역특산주가 지역 브랜딩에 도움이 되도록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고향과 후배를 아끼는 마음


두 사람은 애향심을 한가득 내비쳤다.


이진규 대표는 "고춧가루와 참기름·들기름은 나의 간판상품이지만, 상주의 간판은 아니다. 고추는 영양과 의성, 참기름은 예천이 유명한데, 진심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면 '역시 상주 고춧가루, 참기름·들기름은 상주가 제일'이라는 인지도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포털사이트 판매몰의 상위권에 11년간 노출되며 상주라는 브랜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주고 있다.


강창석 대표의 마음도 비슷하다. 젤코바 와이너리에서는 산머루 외에도 캠벨, 샤인머스캣, 감을 재료로 하는 와인과 증류주를 만든다. 그는 "지역 농산물을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인 상품을 만드는 것이 상주를 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상주는 와인의 재료가 되는 포도류 등 고품질 농산물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상주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애향심만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 대표는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농업은 장기투자"라며 "교육기관과 현장에서 배움을 계속해야 한다. 그렇게 위험요소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마케팅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가공품 생산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원료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면서 "상주에는 포도 외에도 쌀, 복숭아, 감 등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이 많다. 신선한 재료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섞으면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꾸준히 성장하는 '명실상주몰'…회원도 매출도 쑥쑥

명실상주몰

상주시 농특산물 온라인 쇼핑몰 '명실상주몰'은 최근 3년 새 몸집을 1.7배 키우며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출이 늘어난 것은 물론 회원 기반이 넓어지고 자체 플랫폼의 힘도 커지면서 지속 성장의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27일 상주시에 따르면 명실상주몰 전체 매출은 2023년 46억6천여만 원에서 2024년 74억1천여만 원으로 약 59% 뛰었고, 2025년에는 78억6천여만 원을 기록했다. 짧은 기간 가파르게 성장한 뒤 증가 폭이 완만해진 것으로, '덩치 키우기'에서 '안정 운영' 국면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다.


눈에 띄는 대목은 자체몰 실적이다. 2023년 6억7천만 원이던 자체몰 매출은 2025년 12억8천만 원으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외부 제휴몰에 기대던 구조에서 벗어나 자체 플랫폼의 경쟁력과 직거래 기반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지역 농가에서는 "온라인 판매 비중이 커지면서 판로를 확보하기가 한결 수월해졌다"며 "특히 명절 시즌에는 명실상주몰이 핵심 판매 창구 노릇을 한다"고 말한다.


회원 수 증가도 성장을 떠받친 요인이다. 명실상주몰 회원은 2023년 9천926명에서 2024년 1만4천18명으로 41.2% 늘었고, 2025년에는 1만6천210명에 이르러 3년간 약 1.6배 커졌다. 2024년에는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과 신규 회원 유치 이벤트가 맞물려 이용자 층이 크게 넓어졌다. 2025년에는 가입자 수의 증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까지 높아져 '질적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벤트도 매출을 끌어올린 동력이었다. 2025년 기준 연간 이벤트 매출은 약 15억6천만 원으로 전체의 19.8%를 차지했다. '수상하데이(수요특가)'를 비롯해 설·추석·가정의 달 할인행사, 신규 회원 쿠폰 지급 등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출석체크·SNS 인증 이벤트, 캐릭터를 활용한 프로모션 등 참여형 콘텐츠를 늘리면서 신규 고객 유입과 구매 전환율을 함께 끌어올렸다. 우체국·네이버·쿠팡·SSG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과 제휴몰을 병행 운영해 판로를 넓힌 것도 매출 확대에 힘을 보탰다.


상주시는 앞으로 자체몰 중심의 성장 전략에 무게를 싣기로 했다. 차별화한 프로모션과 맞춤형 혜택으로 재구매를 유도하고, 농가의 온라인 판매 역량을 키우기 위한 상세 페이지 제작 지원도 넓혀갈 방침이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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