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동해 국제 심포지엄 패널토론
제14회 환동해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패널들이 전쟁과 에너지 위기 속 공급망 경제안보 강화 및 북극항로를 통한 포항의 신성장 전략을 논의했다. 정세영기자
28일 포항시청에서 열린 제14회 환동해 국제 심포지엄 패널토론에서는 전쟁과 에너지 위기 속 공급망 경제안보 강화 및 북극항로를 통한 포항의 신성장 전략이 논의됐다.
좌장을 맡은 배규성 경희대 연구교수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및 레바논 분쟁, 이스라엘·미국-이란 전쟁까지 3개 전쟁이 동시에 진행 중인 격변기"라고 토론의 문을 열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가스의 80%가 아시아로 향해 한국이 이란 전쟁의 최대 피해국에 속하며, 해협 봉쇄로 헬륨·질소비료 등 원자재 공급까지 병목에 걸리고 세계 비료 공급의 3분의 1을 담당하던 통로마저 막혀 식량안보 위기로 번지고 있다고 짚었다. IMF는 이런 충격이 이어지면 올해 세계 성장률이 2.5%로 낮아지고 물가는 5.4%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며, 화석연료 의존 구조의 전환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동현 한국수력원자력 재생에너지처장은 "에너지가 이제 경제 재화를 넘어 국가안보"라며 "세계 전력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2024년 32%에서 2050년 60%까지 확대되는 반면 태양광·풍력 공급망은 중국이 80% 이상을 장악했다"고 짚었다. 반면 미국과 유럽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고금리로 대형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잇달아 취소·지연하는 역풍을 맞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포항의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전국의 0.53%에 불과한 현실을 지적하며, "수소환원제철 전환과 해상풍력 유치, 한수원의 양수발전 등을 통해 자립형 재생에너지 생태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범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번 중동사태로 국내 수입 나프타의 절반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는 탓에 나프타가 새 위기 품목이 됐고, 배터리 핵심소재인 전구체·양극재·음극재 역시 중국이 수출통제와 제조기술 수출금지를 발표하며 흔들 수 있는 '약한 연결고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포스코·에코프로 등 생산거점과 포스텍·RIST의 연구기반, 지난해 완공된 국가배터리순환클러스터를 갖춘 포항이 경제안보의 핵심축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신훈규 포스텍 교수는 "철강도시로 성장해온 포항이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정부 정책사업 유치, 포스텍·한동대 등 지역 대학의 인재양성을 발판 삼아 2차전지·바이오·수소 등 첨단산업으로 산업구조를 혁신해왔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저출생과 수도권 집중, 전통산업의 해외 이전으로 기존 방식의 성장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이제는 AI·로봇·양자 등 미래산업 투자와 함께 해양도시의 강점을 살린 문화관광·마이스 산업으로 소비기반을 넓혀 산업과 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다시 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바딤 슬렙첸코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은 "북극항로 게임의 규칙은 러시아가 정하며, 실질 협력은 허가받은 러시아 기관과의 직접 접촉을 전제로 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는 핵추진 쇄빙선단을 2030년까지 15척으로 늘리고 중국과는 2030년까지 화물량 2천만t 로드맵에 합의하는 등 이미 협력체계를 갖췄다"며 "한국의 특별법 제정과 부산·울산 기항지 개발을 환영하면서도 탈정치적이고 직접적인 러시아 당국과의 협력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장하용 부산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극항로 연관산업이 2050년 800조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포항이 물어야 할 질문은 기항 횟수가 아니라 영일만항에 어떤 산업을 얹을지"라고 짚었다. 해수부 문서와 북극항로 특별법이 이미 포항을 경제권역으로 명기한 만큼, 부산을 컨테이너 환적항, 영일만항을 벌크 특화항으로 하는 '투포트' 분업과 부·울·경에 경북 포항을 더한 확대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며 '지금이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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