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에서] 대구형무소를 역사관으로 복원하자

  • 우대현 광복회 대구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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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7-30 16:03  |  발행일 2026-07-31
우대현 광복회 대구시지부장

우대현 광복회 대구시지부장

역사는 기억하는 민족에게 미래를 허락한다. 오늘날 우리가 반드시 되살려야 할 역사 현장 가운데 하나가 바로 대구형무소이다. 대구형무소는 일제강점기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이 투옥되고 순국한 한강 이남 최대 감옥이자 독립운동 성지였지만, 지금은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안타까운 현실이다.


대구형무소의 역사는 1908년 설치된 대구감옥에서 시작된다. 이후 1910년 대구 중구 삼덕동으로 옮겼고 1923년 대구형무소로 개칭되었다. 당시 이곳은 경상도와 전라도, 충청도의 삼남지역 독립운동가를 집중 수감하는 일제 식민통치의 핵심 탄압시설이었다. 항일운동이 가장 치열하게 펼쳐진 지역의 독립운동가들이 이곳에서 혹독한 고문과 강제노역, 비인간적인 처우를 견뎌야 했다.


국가보훈부 공훈록 등에 따르면 대구형무소에는 2천386명의 서훈 독립운동가가 갇혔고 225명이 순국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독립운동의 상징으로 널리 알려진 서대문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195명, 서훈 175명)보다 많다. 그럼에도 대구형무소는 국민 관심과 역사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왔다.


대구형무소를 거쳐간 인물들 또한 우리 독립운동사의 별들이다. 시인 이육사는 이곳에서 받은 수인번호 264를 자신의 호로 삼아 민족정신을 노래했다. 대한광복회 총사령 박상진·충청도지부장 김한종 의사도 이곳에서 삶을 마쳤다. 이밖에 이름이 드러나지 않은 숱한 애국지사들이 청춘과 목숨을 바쳤다. 대구형무소는 단순한 수감시설이 아니라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애국정신이 깃든 성소(聖所)이다.


하지만 오늘날 그 성소는 사라졌다. 도시개발로 건물은 철거되고 원형을 보여주는 시설은 사라졌다. 다행히 옛 형무소 부지에 자리한 삼덕교회가 사형장 터를 기리고 있으며, 2025년 2월27일에는 작은 규모의 역사관을 개관하여 관련 자료를 전시 중인데, 지난 5월까지 1만4천여 명이 찾았다. 그러나 이는 시작일 뿐이다. 독립운동사에서 대구형무소가 차지하는 비중에 걸맞은 체계적·국가적 보존정책이 뒷받침되면 더 많은 발길이 몰릴 것이다.


서울의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훌륭한 선례를 보여준다. 원형을 보존한 시설과 전시, 교육 프로그램으로 해마다 60~70만 국민과 2~3만 외국인이 찾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형무소도 원래 위치에 가능하면 그대로 원형을 복원하고 역사공원과 기념관, 교육시설을 갖춘다면 독립운동 교육의 중심지이자 세계적인 역사문화 자산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구형무소 복원은 단순한 건축사업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역사를 복원하는 일이며,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기억하는 국가적 책무이다. 또한 미래 세대에게 자유와 독립이 결코 저절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가르치는 살아있는 교육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대구시와 국가보훈부 등 관계부처가 복원 기본계획을 세우고, 국가사적 지정과 국가기념공원 조성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지난 6월20일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와 광복회 대구광역시지부, 대한독립운동학교 등이 대구형무소 순국 독립운동가 추모식을 6회째 갖는 등 대구형무소 조명과 복원운동을 지난 2021년부터 이어가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다. 이제는 시민사회 차원을 넘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가 응답할 차례다.


225명의 순국선열이 잠든 대구형무소는 대구만의 역사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이다. 대구형무소 복원은 과거를 되살리는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정신을 미래로 이어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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