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이어지는 폭염과 가뭄으로 3일 찾은 경북 영천시 자양면 영천댐은 평소 물속에 잠겨 있던 풍경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드론으로 내려다본 저수지 가장자리에는 1974년 영천댐 건설로 수몰된 용산리의 옛 마을 터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마을을 잇던 도로와 주택 터, 논·밭의 경계가 물 밖으로 이어졌고, 한때 주민들의 삶이 이어졌던 생활 터전의 흔적도 곳곳에서 확인됐다. 용산리는 당시 자양면의 중심지로 면사무소와 파출소, 우체국, 농협, 5일장, 자양초·중학교 등이 자리했던 마을이다. 반세기 넘게 물속에 잠겨 있던 마을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계속된 가뭄으로 영천댐 수위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댐 안쪽으로 들어서자 낮아진 수위는 더욱 뚜렷했다. 취수탑 주변 호안은 넓게 드러났고 평소 물속에 있던 취수구 일부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취수탑 외벽에는 과거 수위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현재 수면과의 높이 차를 짐작하게 했다. 영천댐은 영천·경주지역 농업용수와 생활용수는 물론 포항 공업용수 공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목적댐이다. 최근 포항시는 남구지역 상수원의 약 60%를 담당하던 형산강 취수를 중단하고 영천댐 용수로 대체하면서 댐 수위와 저수율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가물관리위원회 물정보시스템에 따르면 3일 기준 영천댐 저수율은 33.0%로 가뭄 '주의' 단계이며 수위가 하락하고 있다. 포항시는 남구지역 상수원의 약 60%를 형산강 대신 영천댐 용수로 공급하고 있어 수위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물이 빠진 자리에는 수몰마을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취수탑 아래에서는 평소 보이지 않던 취수구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영천댐 수위가 내려갈수록 가뭄의 흔적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
이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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