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르포] 환경 지키려 설치한 ‘오탁방지망’, 공사 끝나니 하천의 흉물로

  •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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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04 11:26  |  수정 2026-08-04 18:58  |  발행일 2026-08-04
저동천에 찢긴 오탁방지망·플라스틱 부표 방치…집중호우 땐 바다 유입 우려
시공사·발주기관 모두 관리 책임 지적…울릉군 “확인 후 즉시 철거, 준공 점검 강화”
환경을 지키겠다며 설치한 오탁방지망이 공사가 끝난 뒤에도 철거되지 않은 채 하천에 방치되면서 오히려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환경을 지키겠다"며 설치한 오탁방지망이 공사가 끝난 뒤에도 철거되지 않은 채 하천에 방치되면서 오히려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환경을 지키겠다"며 설치한 오탁방지망이 공사가 끝난 뒤에도 철거되지 않은 채 하천에 방치되면서 오히려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4일 영남일보 취재 결과 울릉군 저동천 일대에는 공사 과정에서 토사와 부유물의 하천 유입을 막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오탁방지망과 플라스틱 부표가 찢기고 부서진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일부는 하천 바닥과 물길을 따라 흩어져 있었고, 떠내려온 망은 바위와 수풀에 걸려 사실상 폐기물처럼 방치돼 있었다.


기자가 확인한 현장에서는 잘려나간 망이 돌과 잡목 사이에 엉켜 있었고, 흰색 플라스틱 부표는 하천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은 모습이었다. 더 큰 문제는 언제, 어느 공사에서 설치했는지조차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설치 주체와 관리 책임도 명확하지 않아 공사 준공 이후 환경시설에 대한 사후관리가 사실상 방치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환경을 지키겠다며 설치한 오탁방지망이 공사가 끝난 뒤에도 철거되지 않은 채 하천에 방치되면서 오히려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환경을 지키겠다"며 설치한 오탁방지망이 공사가 끝난 뒤에도 철거되지 않은 채 하천에 방치되면서 오히려 환경오염의 원인으로 전락하고 있다. <홍준기 기자>

오탁방지망은 공사 중 발생하는 토사와 오염물질이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임시 환경시설이다. 공사가 끝나면 철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장에서는 이를 제대로 수거하지 않은 채 방치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찢어진 망과 플라스틱 부표가 하류를 거쳐 바다로 떠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플라스틱이 잘게 부서져 미세플라스틱 오염을 유발하고, 어업 피해는 물론 수생생물의 이동과 서식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방치된 오탁방지망이 사실상 폐기물로 전락한 만큼 적정하게 수거·처리되지 않을 경우 폐기물관리법상 관리 책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폐기물관리법은 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하지 않거나 무단으로 방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행정조치나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주민 이영환(63)씨는 "환경을 보호하겠다며 설치한 시설이 정작 환경을 망치고 있다"며 "준공검사 때 조금만 제대로 확인했어도 이런 모습으로 방치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공사를 한 시공사뿐 아니라 준공검사를 한 발주기관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실제 공사 현장에 설치한 오탁방지망 등 환경보전시설은 준공과 함께 철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기본적인 관리 절차다. 이번 사례는 시공사의 철거 미흡은 물론 이를 확인했어야 할 발주기관의 준공검사와 사후관리까지 허술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울릉군 방재하천팀장은 본지 취재에 "현장을 확인한 뒤 즉시 철거하겠다"며 "앞으로는 공사 준공 과정에서 오탁방지망 등 환경시설의 철거 여부까지 꼼꼼히 점검해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사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환경보전시설을 제때 철거하고 현장을 원상회복하는 것까지가 공사의 마지막 과정이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 설치한 시설이 하천과 바다를 오염시키는 쓰레기로 남아 있다면 그것은 환경보전이 아니라 관리 실패다. 준공은 서류에 도장을 찍는 날이 아니라 마지막 오탁방지망 하나까지 깨끗이 철거되는 날 비로소 완성된다. 울릉군은 이번 저동천 사례를 계기로 지역 내 공사 현장의 오탁방지망 등 환경시설 전수조사에 나서고, 준공 이후 사후관리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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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발로 뛰는 현장 취재와 심층 기획으로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를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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