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타임] 야구가 내게 알려준 것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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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11 18:19  |  수정 2026-08-14 10:03  |  발행일 2026-08-12
우연히 야구가 좋아진 ‘삼린이’
인생 담긴 야구 통해 많은 것 배워
삶의 유한함, 순간의 소중함에서
반칙·불공정은 안 된다는 상식도
스포츠로 삼린이들 더 행복하길
노진실 체육팀장

노진실 체육팀장

대구경북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 기자도 '삼린이'(삼성 라이온즈를 좋아하는 어린이) 출신이다. 아직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 청량한 어느 여름날이었다. 빙그레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TV 속 빙그레와 삼성의 경기를 보며 나는 프로야구의 세계에 입문했다.


그 후 야구는 인생의 중요한 한 부분이 됐다. 기자는 야구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우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인생의 진리. 많은 국민이 2002년을 우리나라의 '월드컵 4강 진출의 해'로 기억하고 있겠지만, 기자에게 2002년은 '삼성 라이온즈가 우승한 해'이다. 그것도 가장 극적인 우승 드라마였다. 9회말, 이승엽의 동점 3점포와 마해영의 끝내기 홈런이 나오면서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둘째, '포기만 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는 것. 야구는 지략과 집중력, 집념이 필요한 스포츠다. 그래서 타고난 신체조건이 다소 불리하더라도 극복할 수 있다. 허우대는 멀쩡한데 부족한 실력으로 일찍 야구계를 떠난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불리한 신체조건에도 실력 하나로 '롱런'한 선수들도 있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 기회는 찾아온다.


셋째, '해가 뜨면 질 때도 있다'는 것. 기자가 좋아했던 삼성 라이온즈의 한 선수가 얼마 전 은퇴를 했다. 그처럼 나도 멘탈 강한 기자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삼성 라이온즈의 전성기 때 자신의 최전성기를 보냈다. 그런 선수에게도 떠나야 할 시기가 찾아왔다.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그의 은퇴를 보면서 내 인생도 반추해봤다.


마지막으로 '삶의 유한함'과 '순간의 소중함'도 야구를 통해 배웠다. 고등학생 시절, 친구와 함께 당시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을 찾은 적이 있다. 경기는 비가 와서 취소가 됐다. 야구장 앞에 허탈하게 서 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인물이 옆에 있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최동원 선수였다. 해설위원으로 왔던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그는 분명 최동원 선수였다.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친구에게 "쑥스러워서 사인을 못 받았다"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그 아쉬움은 나중에 가슴 아픈 후회가 됐다. 이제 최동원 선수의 사인은 영영 받을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후대에 전설로 남을 천재 야구선수가 그토록 일찍 세상을 떠날 줄을 그때는 몰랐다. 가장 빛나던 별이었기에 조금 더 빨리 진 걸까. 삶은 유한하고, 매 순간이 마지막처럼 소중하다는 것을 그렇게 배웠다. 그때 뭔가에 홀린 듯 야구장에 가지 않았다면, 나는 늦게까지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살면서 더 많은 후회를 했을지 모른다.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는 인생을 축약하고 있기에 삶의 소중한 교과서가 된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스포츠로 인생을 배운다. 얼마 전 기자가 보도한 '대구시 보유 야구장 스윗박스 부적절·특혜 사용 논란' 기사도 사실 '후배 삼린이'들을 위해 쓴 것이었다. '반칙'과 '불공정'은 스포츠 정신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걸 기사를 통해 알려주고 싶었다.


지금도 야구는 기자에게 많은 영감을 준다. 지난 4월, 박승규가 사이클링 히트를 포기하고 3루로 내달린 장면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정을 일깨웠다.


여전히 대구에는 많은 '삼린이'들, 그리고 축구를 좋아하는 어린이들이 있다. 경기를 보며 책이나 '쇼츠'에는 없는 저마다의 배움 혹은 행복을 얻을 것이다. 우리 삶에 스포츠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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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적 진실에 한발 더 다가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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