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타워] 서운해도 TK는 품어라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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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8-13 14:35  |  발행일 2026-08-13
최수경 사회에디터

최수경 사회에디터

대구 군공항과 민항의 통합이전이 결정된 지 올해가 10년째다. 공항 이전지 선정에 합의한 지도 벌써 6년째다. 아직 토지보상도 못 했다. 2007년엔 소음과 건축물 고도제한에 몸서리쳤던 대구 동·북구 주민들이 참다못해 군공항(K-2) 이전 주민비상대책위를 발족했다. 내년이면 꼭 20년째다. 가시적 성과 없이 속절없이 시간만 흘러가고 있다. 솔직히 현재 대구시 재정여력으론 20조원 이상 드는 사업비를 감당하긴 버겁다. 법개정을 통해 국가주도 재정사업으로 사업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큰 변화를 기대할 순 없는 처지다. 이는 공항 경제권을 형성해 돈·사람·기업들이 모이도록 설계된 대구경북 행정통합(메가시티)과도 연계돼 있다. 노력은 눈물겨웠다. 민선 7기 때는 16개월을, 민선 8기 땐 8개월간 통합을 향한 여정이 이어졌다. 각각 코로나와 12·3계엄 여파로 결실을 맺진 못했다. 민선 9기 때도 가장 먼저 대구경북은 통합 논의부터 재개했다. 그만큼 통합은 지역민들에겐 '목숨 줄'처럼 절박한 사안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호남만 바라보고 있다. 반도체 공장(팹) 증설 등 메가프로젝트(800조원), 메가시티 조성(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에 있어 호남에 우선권을 줬다. 비수도권 팹 입지만 놓고 보면 전기와 물, 인재양성 등이 잘 갖춰진 대구경북도 매력적이지만 정부는 애써 외면했다. 인구 500만명 메가시티(행정통합) 구축에 대구경북이 가장 선봉에 서며 특별법안 초안까지 만들었지만 허사였다. 진보진영의 본산으로 인식돼온 호남이 그간 설움을 받아 도시발전 지체된 건 사실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도 이번 정부의 균형발전정책기조를 보면 가도 너무 갔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정부는 팹 부지로 찜한 광주 군공항 부지에 2030년까지 빨리 착공을 하라며 연일 채근하고 있다. 광주 군공항을 이용하는 제1전투비행단 기능 조기 분산과 미군 측 동의는 인내력을 요한다. 사업주체인 삼성과 SK는 투자를 약속했지만 정작 클러스터 조성 관련 착공 및 준공 시점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 없다. 사업의 불확실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심한 협의 없이 '일단 질러놓고 보자'는 식의 불도저 행정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아무리 국가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도 '정파적 계산'이 개입되면 비정상적 논의로 흐르기 쉽다는 걸 보여준 나쁜 선례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번처럼 정부 주도의 인위적 지역 산업 재편 시도는 박정희 시대 이후 사실상 두 번째다. 물론 그 기저엔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대의가 깔려 있지만 구현 방법은 설익었다. 수도권 일극체제에 대항할 비수도권지역 대응 체계가 호남을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식의 논리는 공감을 얻기 힘들다. 차라리 TK와의 연대를 감안한 분산 재배치도 고려했어야 했다. 대구엔 반도체 인력이, 구미엔 반도체 소·부·장 특화단지가 있다. 포항엔 연구개발 역량도 풍부하다. 잘만 활용하면 산업역량을 배가시킬 수 있었다. 자칫 대구-광주 달빛동맹 협력기조에 균열이 날까 우려된다. 궁지에 내몰린 TK가 앞으론 '로봇'이 더 낫다며 위안삼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기까지 하다. TK는 정부 지원 없이는 할 수 있는 게 사실상 없다. 정부가 대놓고 편파행정을 해도 불평만 할 뿐이다.


대안 마련은 물론, 임시 대응도 쉽지 않다. 지역에서 창출한 보수정부는 집권 후 진보진영 눈치를 보느라 숙원사업을 내팽개쳤다. 진보성향 정부는 호남 챙기기에 바쁘다. TK는 영락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정부는 미워도 외롭게 생존의 몸부림을 치는 TK쪽도 한번 바라봤으면 좋겠다. 거기에도 사람이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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