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기획] 울릉도 교통지도 바뀐다…사동~저동 2.7㎞ 새 길, 예타 통과

  • 홍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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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01 20:31  |  발행일 2026-09-01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예타 통과…국가지원지방도 90호선 신설에 1천638억원 배정
울릉군 신청액 1천32억원보다 606억원 늘어…2028년 울릉공항 개항 대비 병목·안전 문제 개선
울릉군 전방위 노력 결실…남한권 군수도 정부부처 직접 찾아 사업 필요성 설득
울릉군 울릉읍 사동~저동간 국지도 건설 위치도. 울릉군 제공

울릉군 울릉읍 사동~저동간 국지도 건설 위치도. 울릉군 제공

울릉도의 교통지도가 바뀐다.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될 울릉 사동~저동 국가지원지방도 90호선 신설사업이 일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의 중요한 관문을 넘었다. 총 1천638억원의 사업비가 배정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기존 일주도로의 교통 병목구간을 해소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동시에 2028년 울릉공항 개항에 따른 새로운 교통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 기반시설이다.


이번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사업 규모다. 울릉군은 당초 1천32억원 규모로 사업을 신청했지만 예타 과정 등을 거쳐 사업비 배정액은 1천63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당초 신청액보다 606억원, 약 59% 증가한 규모다.


신설되는 도로는 국가지원지방도 90호선으로 사동리에서 저동리까지 약 2.7㎞ 구간을 연결한다. 핵심은 기존 일주도로에 집중되는 차량 흐름을 분산하고 병목구간을 우회할 수 있는 새로운 교통축을 확보하는 것이다. 울릉도는 좁은 지형적 특성 때문에 도로를 새로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특정 구간에 차량이 몰릴 경우 교통 흐름 전체가 영향을 받는다. 새로운 도로가 개설되면 기존 도로의 부담을 덜고 울릉도 내부 교통의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이다.


이번 사업은 2028년 울릉공항 개항을 앞두고 추진된다. 공항을 통해 들어오는 관광객이 늘어나면 공항과 생활권, 주요 관광지를 오가는 차량 이동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사동~저동 신설도로는 공항 개항 이후를 준비하는 선제적인 교통 인프라라는 의미가 있다. 공항을 건설하는 것과 동시에 공항에서 내려선 관광객과 주민들이 섬 곳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육상교통망을 갖춰야 울릉공항 건설 효과를 제대로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업의 목적은 단순한 이동거리 단축에만 있지 않다. 울릉군은 기존 일주도로의 교통 병목지점과 안전 문제를 개선하고, 향후 울릉공항 개항에 따른 교통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도로 개설이 필요하다고 판단해왔다.


울릉도에서는 기상 악화와 지형적 특성에 따른 도로 통제가 반복돼 왔다. 낙석이나 월파 등이 발생하면 차량 통행이 제한되고 주민들의 이동과 물류, 관광객 일정까지 영향을 받는다. 최근에도 일주도로 일부 구간에서 낙석과 월파 등으로 차량이 전면 통제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섬 도로의 취약성이 다시 확인됐다. 이번 신설도로가 완공되면 기존 도로에 집중된 교통량을 분산하는 동시에 섬의 교통망 자체를 보다 탄탄하게 만드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울릉일주도로 일부 구간에서 낙석과 월파 등으로 차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울릉군 제공

최근 울릉일주도로 일부 구간에서 낙석과 월파 등으로 차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울릉군 제공

이번 예타 통과 과정에는 울릉군의 지속적인 사업 추진 노력도 있었다. 울릉군은 사업 초기부터 중앙정부와 관계기관을 상대로 섬이라는 지역적 특수성과 기존 도로의 구조적 한계, 울릉공항 개항 이후 예상되는 교통수요 증가 등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며 사업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특히 대규모 국가사업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울릉도 내부의 필요성만을 강조해서는 한계가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교통 인프라 확충 필요성으로 논리를 확대해 정부를 설득했다.


특히 울릉군이 당초 신청한 1천32억원보다 606억원 많은 1천638억원이 사업비 배정액으로 반영됐다는 점은 이번 성과의 규모를 보여준다. 당초 계획보다 사업비가 크게 늘어난 만큼 실제 사업 과정에서 확보된 재원이 병목구간 해소와 도로 안전성 확보라는 본래 목적에 맞게 효율적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과제도 뒤따른다.


2028년 울릉공항 개항을 고려하면 사업 추진 속도도 중요하다. 공항이 먼저 개항하고 도로가 뒤늦게 따라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항 개항 초기부터 기존 도로에 교통량이 집중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항과 도로가 별개의 사업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개항 시점과 연계해 교통망을 갖추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와 저동리를 잇는 2.7㎞의 새로운 도로가 들어설 사동1리 전경. 홍준기 기자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와 저동리를 잇는 2.7㎞의 새로운 도로가 들어설 사동1리 전경. 홍준기 기자

사동~저동 신설도로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축이다. 2.7㎞라는 길이가 짧아 보일 수 있지만 울릉도에서는 새로운 도로 한 구간이 갖는 의미가 크다. 도로를 넓히는 것조차 쉽지 않은 섬에서 기존 일주도로와 별도의 교통축을 확보한다는 것은 차량 흐름을 분산하고 교통망의 취약성을 낮출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주민 생활 측면에서도 기대효과가 크다. 울릉도에서 도로는 관광객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다. 주민들의 출퇴근과 장보기, 병원 이용, 물류 이동 등 일상생활의 상당 부분이 도로에 의존한다. 특정 구간의 정체나 통제가 주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교통 병목을 줄이고 새로운 이동축을 확보하는 것은 생활권 안정과도 직결된다.


관광 측면에서도 신설도로의 역할은 중요하다. 울릉공항이 개항하면 관광객들이 섬에 머무는 시간이 달라지고 관광 동선도 다양해질 수 있다. 관광객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지 않고 섬 곳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교통 여건이 갖춰지면 지역별 관광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공항 접근성뿐 아니라 공항 이후의 이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울릉도 관광의 다음 과제가 되는 셈이다.


다만 사업 규모가 큰 만큼 공사 과정에서의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 울릉도는 육지처럼 여러 개의 우회도로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사 과정에서 기존 도로와 교통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관광 성수기 차량 흐름과 주민들의 일상적인 이동을 고려한 공사계획을 세우고, 공사기간 중 교통 불편을 최소화할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새 도로가 완공된 이후의 관리도 중요하다. 울릉도의 지형적 특성과 기상 여건을 고려하면 도로를 새로 건설하는 것만으로 모든 교통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낙석과 월파 등 위험요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리와 기상 악화에 따른 신속한 대응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신설도로의 효과를 제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번 사업은 울릉도가 단순히 기존 도로를 보수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미래 교통수요에 맞춰 새로운 도로망을 구축하는 전환점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특히 55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일주도로를 연결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연결된 도로망을 어떻게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운영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가 됐다.


55년 동안 울릉도의 도로는 '연결'을 향해 달려왔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분산'과 '안전'이 과제가 됐다. 사동에서 저동까지 이어질 2.7㎞의 새 도로가 그 변화의 출발점이다. 1천638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울릉도는 2028년 울릉공항 개항과 함께 하늘길뿐 아니라 육상교통에서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게 된다.


제6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 예타 통과는 그 첫 단추다. 울릉군의 전방위적인 노력과 남한권 군수의 중앙부처 설득, 경북도와 관계기관의 협력이 만들어낸 성과가 이제 실제 도로 개설로 이어져야 한다. 하늘길이 열리는 2028년, 울릉도의 땅길도 달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동~저동 2.7㎞ 신설도로는 그 변화의 핵심축이다. 예타 통과와 1천638억원의 사업비 배정을 넘어 지방재정 심의위원회 심의와 최종 확정, 설계와 착공까지 남은 절차를 얼마나 속도감 있게 이어가느냐에 울릉도의 미래 교통망이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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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기

발로 뛰는 현장 취재와 심층 기획으로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를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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