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지대] 대구를 ‘동아시아 청년허브’로 만들자

  •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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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13 17:48  |  발행일 2026-09-14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서병철 대구YMCA 사무총장

청년들이 떠나는 지역, 정말 어쩔 수 없는가? 지난해 대구의 순유출 인구 가운데 90%가 20대 청년이었다. 도시의 미래를 지탱해야 할 청년들이 고향을 등지고 있다. 정부에서 일자리, 창업, 주거, 문화공간 등 갖가지 청년정책을 쏟아부어도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흐름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지역에서 청년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꿈을 펼치기 어렵고, 지역에서는 어떻게 해볼 수 없다는 절망감이 그중 하나일 것이다. 자신이 자란 고장에서 더 성장하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갈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청년 유출의 흐름은 달라질 수 있다.


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몇 년 전부터 대구를 '동아시아 청년허브도시'로 만들자고 제안하며 유럽의 청년도시운동을 소개해 왔다.


유럽에서는 2009년부터 매년 '유럽청년수도(European Youth Capital)'를 선정해 청년들이 도시의 정책을 주도하는 다양한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2012년 유럽청년수도로 선정된 포르투갈 브라가는 이후 '100% 청년도시' 운동을 주도하며 청년운동의 모델을 창출해 확산시켰다. 청년을 위한 재정과 공간, 서비스를 확충하는 단계에 그치지 않고 청년의 참여를 제도화하고 권한을 강화해 최종적으로 청년이 도시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도록 했다. 유럽의 도시들은 이러한 경험을 공유하며 도시의 '청년성'을 강화해 오고 있다. 유럽이 청년을 도시의 주체로 세워왔듯이, 대구도 이제 그 무대를 동아시아로 넓혀갈 때다.


먼저 연결할 곳은 가깝고도 먼 이웃이자 가장 왕래가 빈번한 일본의 도시들이다. 여기에 왕성한 창업 열기와 디지털 역량을 갖춘 인도네시아와 태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의 청년들을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대구와 이들 나라의 청년들이 함께 '동아시아 청년허브 대구'를 만든다면, 대구는 젊은 인재와 창의성, 자본이 오가는 청년들의 혁신 공간이 될 수 있다.


대구에는 대학과 산업 기반, 문화예술과 청년운동의 역사가 곳곳에 살아 있다. 필요한 것은 흩어진 자원을 로컬과 글로벌로 연결하는 도시 차원의 기획과 설계다. 지역 전체를 청년의 배움터이자 실험실, 일터로 바꾸는 일이다. 그리고 동아시아의 도시들은 청년들에게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자신들의 또 다른 '로컬'이자 활동의 무대가 되게 해야 한다.


대구의 청년과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태국 등의 청년들이 대구를 기반으로 'AI 기반 소셜벤처'를 함께 만드는 장면을 상상해보라. 기후위기와 고령화, 청년실업과 지역소멸 같은 동아시아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국적 청년 소셜벤처'가 대구에서 동아시아로 뻗어나가는 도시, 그러한 혁신의 용광로가 타오르는 도시, 대구가 되게 하자.


대구YMCA는 오랜 역사 속에서 동아시아 청년 교류에 앞장서 왔으며 앞으로도 이 일에 더욱 진력하고자 한다. 그러나 '청년도시'는 민간 청년단체들의 노력만으로 만들 수 없다. 지자체와 청년·대학·기업·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도시 차원의 추진체계가 필요하다. 우선 대구를 거점으로 동아시아 청년들이 매년 만나 공동 프로젝트와 소셜벤처를 실험하는 플랫폼부터 만들어보자. 도시가 청년을 세울 때, 대구는 더 이상 변방의 도시로 머물지 않는다. '동아시아 청년허브' 도시 대구가 되도록 힘과 지혜를 모으자. 청년이 서야 지역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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