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공사가 직원 사택 건립을 위해 매입한 토지와 연결된 유일한 간령마을 골목길. 홍준기 기자
한국공항공사가 울릉공항 직원 사택 건립을 위해 49억원을 들여 매입한 부지가 진입도로 문제에 가로막혀 사실상 무용지물(본지7월28일관련보도)이 될 처지에 놓였다.
13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공항공사는 울릉공항 직원 사택 부지를 매입하기 전 울릉군으로부터 진입도로 여건을 충분히 확인한 뒤 사들이라는 취지의 조언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자체 판단으로 부지를 매입한 뒤 계획도로 개설에 기대를 걸었고, 현재는 대체 진입도로마저 토지주들의 반대로 막히면서 49억원을 들인 사택 부지가 도로 문제에 묶인 상황이 됐다.
특히 대체 진입도로 개설을 위해 협의 중인 토지주 5명 가운데 매각 의사를 밝힌 사람은 1명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4명은 상속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비롯해 토지가격 문제, 특별한 이유 없이 매각이 어렵다는 입장 등으로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끝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현재로서는 뚜렷한 대안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기대했던 계획도로가 불투명한 데 이어 대체도로 확보까지 차질을 빚으면서 사택 건립사업 자체가 사실상 발목이 잡힌 셈이다.
앞서 공항공사는 2024년 울릉읍 사동리 864번지 일대 7천64㎡를 49억원에 매입했다. 울릉공항에서 약 400m 떨어진 부지로, 공항 운영에 필요한 직원 100여 명을 수용할 사택을 건립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부지로 연결되는 기존 도로 폭이 약 3.5m에 불과해 건축허가 등에 필요한 진입도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공항공사가 직원 사택 건립을 위해 지난 2024년 매입한 울릉읍 사동리 864번지 일원. 홍준기 기자
당시 울릉군은 공항공사 측에 부지 매입에 앞서 진입도로와 주변 여건 등을 충분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공항공사는 이 같은 울릉군의 사전 확인 요구를 알고도 자체 판단에 따라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영남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공항공사는 해당 부지가 공항과 가깝고 직원 사택 건립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에 계획돼 있던 울릉군 도시계획도로가 개설되면 진입도로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계획도로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개설 일정과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계획도로를 통해 진입로를 확보하려던 구상이 현실화하지 않자 공항공사는 뒤늦게 대체도로 확보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토지주 협상이라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49억원짜리 부지를 매입하고도 기본적인 진입도로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 된 만큼, 당시 매입 결정 과정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울릉군이 사전에 도로 여건을 확인하라고 조언했다면 공항공사가 이를 어떤 방식으로 검토했고, 계획도로 개설 가능성을 어느 정도까지 확인한 뒤 매입을 결정했는지가 핵심이다.
공항공사가 49억에 매입한 울릉군 울릉읍 사동리 864번지에 계획된 군 계획도로. 토지이음
특히 계획도로가 실제 개설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별도의 진입도로를 확보할 수 있는지, 토지주 협의 가능성은 충분히 검토했는지 등에 대한 설명도 필요하다. 시간도 촉박하다. 울릉공항은 2028년 개항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개항 전 직원 사택 준공은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파악된다.
진입도로가 확보되지 않아 건축허가 단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다 대체도로 협상도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협상이 마무리되더라도 토지 확보와 도로 개설을 위한 행정절차, 설계·인허가, 사택 건립공사까지 거쳐야 한다.
울릉은 섬이라는 특성상 건설자재와 장비, 인력 수급 등에서 육지보다 공사 여건이 불리해 공사기간을 넉넉하게 확보할 필요도 있다. 공항 개항을 앞두고 운영인력의 주거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단순한 부대사업이 아니다. 직원들이 실제 근무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을 갖추는 것은 공항의 안정적인 운영과도 직결된다.
공항공사는 이제라도 당초 부지 매입 과정에서 진입도로 문제를 어떻게 검토했는지, 울릉군의 사전 의견을 왜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는지 설명하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대체도로 협상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현실적인 대안 마련도 시급하다.
49억원을 들여 확보한 부지가 도로 문제로 장기간 묶이고, 개항을 코앞에 둔 시점까지 직원 사택을 마련하지 못하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지 매입을 결정한 당시 진입도로 확보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했는지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홍준기
발로 뛰는 현장 취재와 심층 기획으로 울릉도와 독도의 가치를 기록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상] 2026 동서화합 영·호남 문화예술관광박람회…선선한 가을 날씨와 함께 개막식 성료](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609/news-m.v1.20260911.9e9ca4b6f24a48f38f4fc0baaf023f6f_P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