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과 창] ‘깜깜이’ 교육감 직선제, 개선할 때가 되었다

  •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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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9-29 09:08  |  발행일 2026-09-30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2학기가 시작되었다. 이번에도 '깜깜이 선거'라는 오명을 쓴 교육감 임기도 7월부터 시작되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교육감 선거의 무효표는 108만7천120표에 달한다. 지난 2022년 선거 때의 90만3천249표보다 무려 18만 표나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정당 표기와 기호가 없다 보니 투표용지 배정 순서에 따라 득표율이 달라지는 '로또 선거' 현상까지 발생한다. 교육적 가치나 공약이 아니라 단순한 인지도, 이름의 가나다순, 혹은 투표용지 상단 위치 여부로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는 유권자의 선택권을 본질적으로 왜곡했다.


교육감 선출 제도는 여러 차례 변화를 겪어왔다. 1992년까지는 교육위원회 추천 후 대통령이 임명했고, 이후 교육위원회 선출(1992~1996년), 교육감 선거인단 선출(1997~1999년), 학교운영위원 전원 선출(2000~2005년) 제도를 거쳤다. 2006년부터 지금의 주민직선제가 도입되었으며, 대구·경북은 2010년 6월에 처음 시행했다. 직선제 도입 초기인 2007년 부산시교육감 선거 투표율은 15.3%, 당선자 득표율은 총유권자 대비 5.2%에 그쳤다. 2010년부터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면서 투표율은 올랐다. 하지만 2026년 교육감 당선인 16명 중 12명이 50% 이하 득표율로 당선됐다. 유권자 절반의 지지도 받지 못한 채 권한을 행사하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투표율이나 득표율만이 아니다. 교육감 선거는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띠며, 정치적 성향에 따른 비방전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일부 당선자는 직권남용, 불법 선거운동, 뇌물수수 등으로 직을 상실하거나 사법적 판단을 받았다. 2024년 10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한번 치르는 데 무려 565억 원의 세금을 쓰기도 했다. 이처럼 막대한 대가를 치르고 뽑힌 교육감의 권한은 막강하다. 관할 시·도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육 행정 전반을 총괄하며, 교원 인사권과 수조 원대 예산 편성·집행권을 행사한다.


이 깜깜이 선거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시장·교육감 러닝메이트제'다. 광역자치단체장과 교육감을 한 팀으로 선출하면 행정과 교육 정책의 연계성을 강화할 수 있다. 시·도 교육청은 지방자치단체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다. 예산과 정책에서 긴밀히 협력해야 함에도, 단체장과 교육감의 정치적 성향이 다를 때마다 무상급식, 늘봄학교 등을 둘러싼 극심한 갈등이 반복되었다. 교육 자치라는 명분이 오히려 행정 마비와 시민 불편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물론 자치단체장의 정치 성향이 교육에 과도하게 개입해 교육자치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낮은 참여율, 과도한 정치화, 잦은 보궐선거로 인한 예산 낭비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 정치인이 교육감으로 당선되는 현실에서 교육과 정치를 기계적으로 분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귀담아들어야 한다.


교육 자치의 모델이 된 미국도 많은 주(State)에서 주지사가 교육감을 직접 임명하거나 주지사와 교육감을 러닝메이트 형태로 동시 선출해 정책의 일관성을 높인다. 무조건적인 분리가 민주주의나 자치의 절대선이 아니라는 증거다. 러닝메이트제가 최종 해법일지는 더 논의해야겠지만,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교육의 미래를 결정짓는 선출 방식을 지금처럼 방치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방치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이다. 독립성이라는 환상에 갇혀 부작용을 외면하기보다, 행정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유권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결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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