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건시대엔 출신(出身)이 곧 사회적 계급이었지만, 현대사회는 계급을 가름하는 요인이 다양해졌다. 잉글리시 디바이드(English divide)도 그중 하나다. 실제 소득·학력과 영어 구사 능력은 정비례한다. 영어 문맹자는 대체로 저소득층이거나 저학력층이다. 우리나라의 한 해 영어 사교육비만 20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서울 강남의 영어학원 심화반에서 초등학생들이 영어로 토론하는 광경은 잉글리시 디바이드의 명징한 단면이다.
이제 AI 디바이드가 추가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거액 성과급도 AI 사회의 진풍경이다. AI 대중화로 돈을 버는 기업과 AX(AI 전환)로 생산성이 높아진 기업이 '양(陽)의 복리(複利)'를 누리겠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의 비교열위는 고착화할 위험이 크다.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AI는 실물경제를 변화시키고 생산성을 향상하고 부를 증대한다"면서도 "그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AI 디바이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여겨진다.
개인의 경쟁력 역시 AI 활용과 체화(體化) 능력에 따라 편차가 더 커질 게 뻔하다. 나라도 다르지 않다. AI 수혜 빅3 국가는 한국‧미국‧중국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40년 만에 2년 연속(올해‧내년) 상승이 점쳐진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 즉 AI 덕분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생산의 3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이었는데 이제 AI가 더해진 4요소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우리는 무한대 AI 시대를 산다.
박규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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