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쿠팡 대구센터 故 장덕준 산재 은폐 의혹 공소시효 논란…유족 측 항고 검토

  •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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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27 20:15  |  발행일 2026-10-27
노동부, 부적절한 지시 확인에도 공소시효 만료 판단
유족 “추가 은폐 의혹 계속…시효 만료 판단 섣불러”
범죄행위 종료 시점 놓고 이견…불기소 처분 시 항고
2020년 10월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자신의 휴대폰에 담긴 아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영남일보 DB

2020년 10월 쿠팡에서 일하다 숨진 고 장덕준씨의 어머니 박미숙씨가 자신의 휴대폰에 담긴 아들의 사진을 보고 있다. 영남일보 DB

쿠팡 대구물류센터 노동자 고(故) 장덕준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조사해 온 고용노동부가 이 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하기로 하자, 공소시효 기산점(일정한 기간이 시작되는 시점)이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노동부는 확인된 은폐 관련 행위가 2020년 10월에 이뤄져 공소시효(5년)가 지났다고 판단했다. 반면 유족 측은 이후에도 은폐 행위가 이어졌는지 추가 조사한 뒤 시효 만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노동부는 쿠팡에 대한 감독·수사 결과, 장씨 사망 사건과 관련한 당시 경영진의 부적절한 지시를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다만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불기소 의견으로 공소청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장씨는 2020년 10월12일 경북 칠곡군 쿠팡풀필먼트서비스 대구센터에서 야간근무를 마치고 귀가한 뒤 숨졌다. 당시 27세였으며, 이듬해 2월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산재 은폐 의혹은 지난해 12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장씨 사망 이후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기록이 남지 않도록 확실히 하라"고 지시한 내부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노동부 조사에선 쿠팡이 근로복지공단에 처음 제출한 CCTV 영상에 장씨의 모습이 빠져 있었고, 회사 관계자 진술도 실제 영상과 달랐던 사실이 확인됐다.


논란은 공소시효를 언제부터 계산할 것이냐를 놓고 재차 불거질 양상이다. 노동부는 현재까지 확인된 산재 은폐 관련 행위가 2020년 10월에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해당 혐의의 공소시효는 5년으로, 이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10월 시효가 만료됐다. 고발장이 접수됐을 때는 이미 시효가 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족 측은 이후 행위에 대한 확인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 정병민 변호사는 "2020년 10월 당시 지시만을 기준으로 하면 공소시효가 지났을 수 있다. 하지만 산재 승인 이후 재해조사표 제출 및 노동당국 조사 과정에서도 은폐 행위가 있었는지를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고(故) 장덕준씨 유족과 노동단체 관계자들이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모습. 영남일보 DB

대구고용노동청 앞에서 고(故) 장덕준씨 유족과 노동단체 관계자들이 쿠팡의 산재 은폐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모습. 영남일보 DB

노동부는 CCTV 제출과 관계자 진술 과정에서 드러난 의혹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확인된 행위 시점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박상원 안전보건기획감독과장은 "현재까지 확인된 산재 은폐 관련 행위는 2020년 10월에 이뤄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해당 시점을 기준으로 공소시효를 산정해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이라고 했다.


유족 측은 노동부가 관련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를 마무리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추가 은폐 행위가 확인될 경우 기존 지시와의 법률적 관계를 따져 공소시효 기산점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소청에서 불기소 처분이 내려질 경우, 항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노동부도 관련 자료를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시인했다.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한다는 것은 당최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추가 은폐 행위가 확인된다면 법률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구대 최철영 교수(법학부)는 "사건과 관련한 중요한 증거가 새롭게 발견됐다면 공소시효 기산점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형식적인 법리 해석에 그치기보다 실체적 진실과 피해자 보호를 고려한 판단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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