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더 많은 질문이 필요한 때

  • 김학윤 독립출판사 리와인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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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10-27 15:16  |  발행일 2026-10-28
김학윤 독립출판사 리와인드 대표

김학윤 독립출판사 리와인드 대표

한정된 재화를 놓고 여건이 다른 집단 모두 공평하게 잘 살 방법이 있을까? 어쩔 수 없이 어느 한 집단은 손해를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그 손해를 굳이 내가 속한 '집단'이 감수해야 할까? 더 나아가서 '내'가 손해를 봐야 하는가.


사회 실험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표방한 '더 커뮤니티: 보이지 않는 손'을 본 뒤 떠오른 질문 중 몇 가지를 적었다. 프로그램이 종영한 지 몇 주가 지났지만,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질문이 쌓여갔다. 쌓여가는 질문들을 보면서 이 콘텐츠가 내게 좋은 콘텐츠, 꼭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고 싶은 콘텐츠라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하게 답변을 제시하는 콘텐츠도 좋은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이 옳은지 그른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워지는 세상에서 질문을 자발적으로 만들 수 있는 콘텐츠에 조금 더 손이 간다. 답변을 제시하지 않는 콘텐츠가 답답하고 불분명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오랜 시간 축적된 문제 앞에 제시되는 분명하고 명확한 답변은 영화 속 유토피아처럼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문제는 사람들이 각자 생각하는 유토피아가 다르다는 점이다. 모두가 완벽하게 만족하는 유토피아는 아직, 어쩌면 영원히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각자가 추구하는 유토피아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어떤 유토피아를 만들지, 지금 이 세상이 유토피아가 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 질문을 쌓아가다 보면 지금보다 더 좋은 쪽으로 구축될 유토피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본다.


더 커뮤니티도 여러 집단이 각자의 이해관계와 욕망을 조율해 나가면서 유토피아를 만들어가는 콘텐츠였다고 생각한다. 실제 사회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더라도 콘텐츠를 보다 보면 충분히 실제 세상에 적용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 많이 등장한다. 도저히 협력할 수 없을 것 같던 집단과 집단이 질문을 통해 대화를 이어나가며 공동의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질문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기도 했다. 아마 서로 각 집단에서 내린 결론, 답변만을 고수했다면 애초에 대화 자체가 성립하지 못했을 것이다.


쏟아지는 정보와 단정하는 목소리로 넘쳐나는 세상에서 질문을 한다는 것은 굉장히 품이 많이 드는 일일 것이다. 그런데도 질문을 포기하지 않을 때 우리가 살아가는 '더 커뮤니티'가 비로소 '유토피아'에 가까워진다고 믿는다. 너무 많은 질문을 한 번에 만들기보다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 한 가지부터 먼저 준비해보기를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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