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도서관, 지역사회의 플랫폼
몇 해 전부터 ‘플랫폼(Platform)’이란 용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인터넷 혁명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자신만의 강점을 가진 플랫폼을 통해 각자의 영역에서 절대 강자로 부상함에 따라 비즈니스업계를 비롯한 산업 전반에서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플랫폼이라면 기차를 타고 내리는 정거장이 먼저 떠오른다. 원래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공간이거나 강사나 지휘자 등이 사용하는 무대 또는 강단을 뜻했다. 이제 그 의미가 확대돼 특정장치나 시스템 등에서 이를 구성하는 기초가 되는 틀 또는 골격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플랫폼은 참여자들의 연결과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며,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상생의 생태계로 평가받고 있다.
도서관, 특히 공공도서관은 지역사회에 정보와 지식, 문화가 담긴 콘텐츠를 공유하는 복합문화공간인 만큼 일종의 플랫폼이다. 도서관에서 다루는 콘텐츠를 매체의 형태로 살펴보면 아날로그 시대에 책으로 시작돼 디지털 시대에 들면서 CD, DVD, 인터넷, SNS 등 뉴미디어로 확산되고 있다. 또한 콘텐츠를 공유하는 방식은 독서, 강연, 체험, 탐방 등으로 각양각색이다. 대상도 유아, 어린이, 청소년, 주부, 직장인, 어르신,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으로 다양하다.
도서관 플랫폼의 역할과 효과는 눈길을 끌 만하다. 먼저, 지렛대 역할을 통해 단기간에 가성비 높은 성과를 제공한다. 이미 자리매김한 플랫폼 위에서 매체별로, 방식별로, 대상별로, 주제별로 조금씩 변화를 주기만 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또한 네트워크 효과를 제공한다. 온라인 및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콘텐츠를 공유함으로써 도서관 이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파급효과가 발생해 성과가 극대화된다.
일본 쓰타야서점 창업자로 유명한 마스다 무네아키는 저서 ‘지적자본론’에서 출판시장을 3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단계로, 제품이 기능만 할 수 있으면 만드는 대로 팔렸다. 2단계는 생산력이 향상되면서 제품이 넘쳐나게 되자 소비자와 더 잘 만나게 하는 플랫폼이 중요하게 됐다. 현재는 플랫폼마저 넘쳐나는 3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이 소비자들에게 맞춤형 제품을 제안하는 기획력 있는 지적자본이라고 강조한다. 앞으로 도서관은 갖춰진 플랫폼을 지렛대 삼아 참신하고 창의적인 기획을 해야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2018.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