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기자의 푸드블로그] 외식산업 CEO과정 이야기

  • 입력 2007-05-18   |  발행일 2007-05-18 제37면   |  수정 2007-05-18
수강료만 100여만원 고액과외 받는 식당주인들
80만개 외식업체 시대 도래
9월엔 경북대서도 CEO과정 개설
대구에선 90년대초 첫 개설
[이춘호기자의 푸드블로그] 외식산업 CEO과정 이야기

한국 외식산업 규모가 45조원대, 업소 수도 무려 80여만개.

대구에 2만3천여개 업소가 있지만 10개 업소 중 1~2개 업소만 겨우 성공한다죠.

살기 위해 식당 주인들은 더 앞선 영업 노하우를 배우려고 아우성입니다. 그 산물이 바로 '외식산업 CEO(최고경영자) 과정'입니다. 서울·연세·중앙·한양·대구가톨릭·영남대 등 4년제 대학은 물론 전문대까지 특수·평생대학원 성격의 CEO 과정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요즘 잘나가는 상당수 식당 주인들은 100만원이 넘는 수강료도 마다않고 CEO 과정에 도전합니다.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동문파워도 과시합니다. 실제 그런 과정을 거친 사장들이 꾸려가는 업소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경쟁력이 더 높다는 평가도 받습니다. 자연 다른 업소사장들도 호기심을 갖고 거길 기웃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국내에서 '외식'이란 용어가 맨처음 등장한 게 1983년.

이때만 해도 제대로 된 외식산업 교육 프로그램이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모든 게 '주먹구구'였죠. 주인들에겐 교육 욕구가 없었습니다. '공부할 시간 있으면 잠을 더 자겠다'는 태세였습니다. 그런데 90년들면서 그런 업체들이 파산 위기에 몰립니다. 유수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기존 식당에 융단폭격을 가했습니다. 마인드가 변하지 않으면 식당이 문을 닫을 지경이었습니다. 고객층의 입맛은 시시때때로 변하고, 걸맞은 마케팅 전략과 메뉴개발을 원스톱으로 챙겨야만 했습니다. 외식이 단순히 음식 만드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고도의 경영기법이 가미된 새로운 차원의 '식당 경영학'이 태동했습니다. 바로 '외식 마케팅'입니다. 이들 과정은 대부분 6개월~1년, 수강료는 120만원 안팎.

국내에서 이 흐름을 맨먼저 잡은 학자는 중앙대 산업교육원에 외식산업경영자과정을 만든 전길희 교수였습니다.

현재 대구 외식산업문화 흐름을 주도하는 분들도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90년대초 지역에선 처음으로 영진전문대와 경북과학대에 CEO과정을 개설하고, 2004년 대구가톨릭대에 외식산업 CEO 과정을 마련한 유영진 교수(53·대구가톨릭대 식품외식산업학부)가 어렵게 토대를 개척했습니다. 세종대 대학원 호텔관광경영학과에서 외식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유 교수는 수성관광호텔 식음료 부장 등 20여년 유명 호텔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입니다. 유 교수는 실무 경험을 토대로 '외식산업 토털교육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그 흐름을 새롭게 발전시킨 사람은 2003년 경북대에 6개월 과정의 CEO과정을 개설하고 자리를 옮겨 2006년 영남대 평생교육원에 CEO과정을 연 임현철 영남외식연구소장(43)입니다. 그는 날이 갈수록 소스와 양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다는 걸 알고 2005년 소스 아카데미도 차렸습니다. 이 연구소는 98년 7월 지역 최초의 외식업 전문 컨설팅사로 출발합니다. 2001년 안동찜닭 프랜차이즈 사업을 개시, 지역 외식업자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밖에 그는 식당 창업과 업종변경, 식당의 영업활성화, 프랜차이즈 본부설립 및 가맹점 창업뿐 만 아니라 맞춤요리 비법전수 등의 조리교육을 통하여 식당운영이 처음인 분들도 전문경영인으로서 쉽게 성공할 수 있도록 가르쳤습니다.

이밖에 대구 가톨릭대 미래지식 포럼에서 파생된 미래지식연구소 맛& 멋 교육원 임성천 원장, 박진환 대경음식포럼 회장, 2000년 개설돼 전국 최대규모의 온라인 식당정보를 가진 오푸드(www.ofood.co.kr)의 이연희 실장, 2001년 문을 연 5만여명 회원을 가진 다음카페 '맛따라 길따라'를 운영하는 윤병대 회장 등도 지역 외식문화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뛰어든 임 원장은 17~18일 우방타워 3층 교육문화센터에서 유광호 한식조리명장 등을 모시고 '올 초여름의 맛& 멋'이란 주제로 제2차 '대박 맛집 만들기 프로젝트 무료공개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오는 9월 경북대에서도 CEO과정이 부활합니다. 이 과정은 경영학과 구동모 교수가 주도하는 대구시의 위탁관리 프로그램입니다.

[이춘호기자의 푸드블로그] 외식산업 CEO과정 이야기
사진 왼쪽부터 유영진 대구가톨릭대 식품외식산업학부 교수.임현철 영남외식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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