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점포살리기 운동본부를 아세요

  • 입력 2008-04-25   |  발행일 2008-04-25 제41면   |  수정 2008-04-25
"다 죽은 점포도 우리 손만 거치면 대박나죠"
메뉴개발부터 마케팅까지…20여명 전문가가 지원사격
[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점포살리기 운동본부를 아세요
점포살리기 운동 본부 신광식 연구소장이 고사 직전 업소 살리는 법을 설명하고 있다.

◇…식당은 아무나 하나? 식당하시기 힘드시죠?

현재 식당 10개소 중 되는 데는 고작 1.5개, 5~6개는 적자, 1~2개는 되는 것도 안되는 것도 아닌 상태입니다. 개업한 지 2~3개월도 못 버티는 데가 수두룩합니다. 실상은 이런데도 예비 창업자가 가장 탐내는 업종은 음식점입니다. 왜 그럴까요. 식당 특성상 거의 식사 시간 때만 들르기 때문에 늘 일정한 손님이 북적대는 걸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외견상 어느 식당이건 다 잘 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게 '식당 성공의 환상'을 심어주죠. 만약에 식사 시간이 아닐 때 가보세요. 손님이 있을 리 없죠. 말문이 막힐 정도로 다양한 음식이 개발돼 나옵니다. '퓨전음식 공화국' 같고 '소스 공화국' 같습니다. 30년 전만 해도 한 가지 음식만 갖고 대를 이어 영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식당도 그렇게 많지 않았고 개발된 음식도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식당 할 사람도 한정돼 있었죠. 그땐 솔직히 식당은 그렇고 그런 사람의 전유물로 봤습니다. 그런데 이젠 다릅니다. 식당 주인이 'CEO'로 군림하고 있습니다. 유명 식당 주인이 대기업 회장 못지 않은 반열에 올랐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직 교수, 의사, 고위 공직자도 좋은 직장 버리고 식당을 차립니다.

◇…점포살리기 달인이 나타났다 혹시 장사 너무 안돼 문 닫을 지경인 사장님 계십니까?

그런 분을 위해 지난 주 특이한 이력의 창업 전문가 한 명을 만났습니다. 2년전쯤 서울에서부터 붐을 일으킨 '점포살리기 운동본부'의 신광식 연구소장(47)입니다. 뱃사람에서 창업컨설팅 전문가로 변신한 그는 SBS 인생대역전 등에 출연, 매스컴에선 꽤 지명도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어렵게 문 연 식당이 채 빛도 못본 채 문닫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팠던 모양입니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방향만 조금 틀어주면 영업이 잘 될 것 같은데….' 그의 이런 독백이 점포살리기 운동으로 표출됐습니다. 죽은 식당도 살리고 그로 인해 본부도 함께 이득을 보는 '쌍생 마케팅 시스템'을 개발한 거죠. 그는 '외식업계의 독립운동가로 불립니다. 창업컨설팅 경력은 20년. 본부 사무실은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에 있고 현재 대구 점포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0여개 업소를 지원사격해줬습니다.

지원요청이 오면 이렇게 도와줍니다. 메뉴개발, 인테리어, 마케팅, 세금, 입지분석, 재고관리, 홀서빙 등 15~20명 관련 부문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1~2일 해당 업소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입체적으로 점검합니다. 다음에는 본부와 식당 주인, 건물주, 투자자 연석회의가 이뤄집니다. 재오픈을 하려면 초기 투자금이 소요되는데 본부와 공동 투자 여부를 협의합니다.

대구의 경우 대구시민회관 옆 청기에너지 고기타운이 본부 지원을 받았습니다. 본부는 물의 중요성을 실감, 덴마크산 신개념 정수기 노칼(Nocal)에서 나온 기능수도 생수병에 담아 고객들에게 무료로 서비스합니다. 그곳 사장 윤지수씨(47)도 점포살리기 전문가로 활동중입니다.

물론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것보다 비용이 훨씬 덜 들어갑니다. 신 소장은 "가령 혼자 할 경우 5천만~1억원이 들어갈 것도 본부와 손을 잡으면 1천500~2천만원에 할 수 있다. 이게 가능한 것은 본부는 직접 물품을 원가에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 혼자서 모든 걸 다 챙기려면 돈도 돈이거니와 자칫 사기를 당할 수도 있다"면서 이 사업의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본부는 특이하게 '가(假)오픈 시스템'도 운용합니다. 식당을 처음 차릴 경우 종업원간에 손발이 안맞아 자칫 오픈 때 실수가 잦을 가능성이 있는 데 오픈 15일전 가오픈을 통해 팀워크를 다진다는 취지. 신규 창업자가 노크하면 본부가 영업하는 곳에서 실무 교육도 받도록 해 시행착오를 미연에 방지시킵니다.

신 소장이 식당 주인에게 주는 충고는 새겨들을 만합니다.

"본부가 모든 업소를 다 살릴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린 식당이 성공하기 위해선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 지를 안다. 결국 주인의 마인드다. 우리가 자문하는 대로 따라달라. 이는 환자가 의·약사의 처방을 존중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처음에는 따라주다가 나중엔 제멋대로 가다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또 한 가지 식당 주인은 경영 못지않게 조리에 대한 기본기를 가져야 주방을 리드할 수 있다." 자문 부분은 식당을 비롯해 사우나 찜질방, 헬스장, 뷰티숍 등 일반 업소도 가능. (053)953-57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위클리포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