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기자와 남정율 셰프의 파스타 수다 .3] 토마토 이야기

  • 입력 2008-09-05   |  발행일 2008-09-05 제38면   |  수정 2008-09-05
파스타엔 국내산 토마토 사용불가
토마토는 생으로 먹지 말고 익혀야
[이춘호 기자와 남정율 셰프의 파스타 수다 .3] 토마토 이야기

◇…토마토는 생것보다 익힌 게 더 좋아

-이번주엔 토마토 얘기를 해보죠.

이탈리아 요리에 빠져선 안되는 과채류가 있는데 그게 토마토죠. 한때 토마토가 최고의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기도 했잖아요.

=토마토의 얼굴이 빨갛게 익어갈때 의사의 얼굴은 하얗게 질려간다죠. 무슨 뜻인 줄 아세요. 토마토가 건강을 확보해주기 때문이죠. 그렇게 되면 환자가 줄어드니 자연 의사 수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죠. 저승사자도 토마토가 익어가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도망갔다고 하죠. 토마토는 21세기 베스트 식품으로 미국의 타임지에 발표됐습니다.

토마토의 가장 중요한 성분 중의 하나가 리코펜인데 이는 암을 일으키는 주성분인 활성산소를 막아준다고 합니다. 리코펜은 열을 가하면 늘어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그냥 생식하는데 미국에서는 열을 가해 조리해 먹죠.


-국내 토마토는 레스토랑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죠.

=그래요. 국내 토마토는 파스타에 무용지물입니다. 산도와 당도는 자두처럼 생긴 유럽산 플럼 토마토보다 좋지 않아 국내용은 생식용으로만 사용됩니다. 8년전 토마토 붐이 일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토마토가 너무 저렴해 농민들이 폐기처분하고 난리가 아니었죠. 그런데 언론이 슬쩍 토마토가 항암은 물론 건강에 매우 좋은 식재료도 소개를 했습니다. 즉각 토마토 붐이 일었습니다. 식품영양학자들도 토마토 성분을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토마토가 어떤 성질을 갖고 있죠.

=토마토는 과일과 채소의 특성을 모두 갖고 있어 흔히 과채류로 분류됩니다. 다른 과채류는 열을 가하면 영양소가 파괴되는 데 토마토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지용성이라서 올리브 오일에 튀겨주면 체내 흡수율이 훨씬 높아집니다. 토마토는 육류와 해산물에 모두 어울립니다.


-빨갛게 완숙된 토마토가 더 좋다고 하죠.

=항산화 작용을 하는 토마토의 리코펜 성분은 붉은색 속에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덜 익은 파란 토마토를 수확해서 익힌 것보다 완전히 붉게 익은 뒤 수확한 것에 더 풍부합니다. 대개 토마토는 덜 익었을 때 수확하여 후숙 과정을 거친 뒤 유통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구입할 때는 가능하면 붉게 익은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삶거나 끓여서 먹는 게 왜 좋죠.

=리코펜 성분은 열을 가했을 때 활성화되어 양이 증가하고 흡수율도 더 높아집니다. 토마토를 삶거나 끓이는 등 가열하면 생것보다 리코펜의 체내 흡수율이 4배 정도 증가합니다. 그러나 열에 약한 비타민 C가 파괴되는 단점이 있으므로 유의해야죠. 비타민C 섭취는 포기하더라도 항암 효과와 노화 방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리코펜 성분을 섭취하기 위해서는 익혀 먹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 해물파스타엔 토마토 껍질만 제거한 홀을 넣어야

-올리브오일을 곁들이면 영양은 최고죠.

=토마토는 생것보다는 익혀서, 덩어리보다는 다지거나 으깨서 먹는 게 리코펜의 흡수율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익힌 토마토에 올리브오일을 곁들이면 생토마토를 그냥 먹었을 때보다 리코펜 성분을 9배 이상 더 많이 흡수할 수 있습니다.


-저는 설탕을 쳐서 잘 먹는데 그것보다 소금과 함께 먹는 게 낫다죠.

=토마토를 과일처럼 즐길 때 설탕을 뿌려 먹는 경우가 많은데, 설탕은 체내에서 분해될 때 토마토 속의 비타민 B를 소모시키므로 주의해야 됩니다. 설탕보다는 소금을 약간 곁들이면 토마토의 단맛이 살아나고 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 성분이 토마토 속의 칼륨과 균형을 이루어 영양 흡수를 손쉽게 해줍니다. 참, 믹서에 가는 것보다 강판에 가는 게 더 낫죠.


-양식당에선 비닐 같은 껍질을 제거하고 요리에 사용한다죠.

=토마토 껍질을 쉽게 제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뜨거운 물에 잠시 넣었다가 얼음물에 식히면 껍질이 쉽게 벗겨집니다. 이를 '에몽떼'라고 하죠. 국내 생식용 토마토의 경우 씨를 제거하고 과육만 가로 세로 각 1㎝ 크기로 썰어 메인 요리 위에 올려주기도 하는 데 이를 토마토 '콩카세'라고 합니다.


-파스타에 국내 토마토는 사용하지 않죠.

=그렇습니다. 전적으로 통조림에 담긴 세 종류의 수입 토마토를 사용합니다. 익혀서 껍질만 제거하고 통조림에 밀봉한 건 토마토 홀, 그걸 갈아 용기에 담은 건 토마토 퓌레, 완전 농축시킨 건 페이스트(Paste)라고 하죠. 저는 홀을 가장 많이 사용합니다. 3㎏ 통조림 한 통이 4천20원 정도 하고 그걸 갖고 8~9인분의 파스타를 만들 수 있죠.

요즘 육포 같이 말린 토마토도 나옵니다. 선드라이 토마토도 있고 오븐기에 60~70℃에서 올리브 오일과 바질 을 넣고 6~7시간 익힌 꾸덕꾸덕한 오븐 드라이 토마토도 나옵니다.


-저는 토마토 해물 파스타를 즐기는 데 기본 조리법을 가르쳐주시죠.

기본 요리법은 이렇습니다. 토마토 홀은 손으로 으깨고 해물은 올리브 오일과 으깬 마늘을 넣어 볶다가 화이트와인으로 냄새를 제거하고, 파스타를 넣은 뒤 으깬 토마토 홀을 넣고 치즈와 바질을 넣고 소금 간해 잠시 열기를 가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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