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음식마인드 바꾸자" 영남일보가 캠페인을 제안합니다

  • 입력 2009-03-20   |  발행일 2009-03-20 제38면   |  수정 2009-03-20
[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지난해 11월 대구시 북구 산격동 대구EXCO에서 열린 2008년 대구국제음식관광박람회 부대행사 중 달구벌향토음식경연대회 광경.

)))캠페인 이렇게 합시다

대구음식에 대해 관심을 갖는 분들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에너지총회, 대구메디시티 관련 굵직한 국제행사가 대구에서 잇따라 열릴 조짐을 보이자 대구시가 지난해 음식 부문으로서는 처음으로 대구경북연구원에 '대구 음식산업 중장기 발전전략' 연구용역을 의뢰, 체계적인 로드맵을 짜고 있습니다.

시는 핵심정책 과제로 △친절한 대구식당 △대구 대표음식 육성 △대구음식 시장확대를 위한 홍보전략 △대구음식포럼 구성·운영 등을 마련했습니다. 모범·관광·대형음식점 가운데 우수한 '친절음식점' 100곳을 선정·육성하고 업소별 현장방문 맞춤식 교육 등을 추진해 나갈 방침입니다. 1~2개의 지역 대표 음식을 발굴, 표준식단 매뉴얼과 레시피(조리법) 개발, 프렌차이즈 방안도 강구합니다. 오는 11월 개최되는 대구국제음식관광박람회를 국제기구가 인정하는 전문박람회(UFI) 로 승격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대구음식 홈페이지(www.daegufood.go.kr) 업그레이드, 음식점 투어상품, 대구 음식산업 통합 브랜드 개발, 스토리형 대구음식 홍보물 제작 등을 추진합니다.

오는 4월에는 사단법인 또는 비영리민간단체의 대구음식포럼(가칭)이 창립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지역의 산·학·관·연 협의체 구성을 통한 인적네트워크도 활성화할 방침입니다.

# 1탄 대구서는 공업용 가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렇습니다. 음식이 대마가 아니라 음식을 대하는 관계자의 '마인드'가 절실합니다.

일단 대구시는 음식을 알리기 위해 색다른 홍보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됩니다.

대구가 음식 마인드가 있는 도시구나 하는 걸 연간 캠페인 형식으로 전개하는 겁니다.

1탄은 '대구에서는 공업용 가위를 사용하지 않습니다'입니다.

외국인은 물론 음식에 엄격한 고수들은 섬뜩한 느낌이 드는 현재 공업용 가위, 어떻게 생각하세요. 외국인들은 냉면과 자장면, 고기 등을 자르는 것에 기겁합니다. 대구시에서 용역을 줘서 정말 친밀감 도는 곡선라인의 위생가위를 개발하고, 이걸 TV·신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광고하는 겁니다. 아마 공업용 가위는 전국적 현상이기 때문에 전국 식도락가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을 겁니다.

# 2탄 대구 식당은 위생복을 입고 근무합니다

반응이 좋을 때 2탄을 쏩니다.

'대구 식당은 위생복을 입는다'입니다.

현재 식당 종사자들이 평상복을 입고 근무하고 있는데 이는 외국 식당가에선 용서받기 힘든 비위생적이고 손님을 우롱하는 처사입니다. 퇴근할 때는 평상복, 출근하면 위생복에 위생모로 가야죠. 일단 유니폼을 입으면 모두 긴장하게 되고, 또다른 자부심도 느낌니다.

병원과 식당은 동격입니다. 간호사는 칼같이 간호복을 입는데 식당 종사자는 왜 평상복만 고집하죠. 그만큼 자기 일에 프라이드가 없고 위생 마인드도 그만큼 저급하다는 반증이죠. 위생복과 위생모를 착용한 식당을 애니메이션 터치로 그려, 광고를 내보내면 분명 반향이 있을 겁니다.

# 3탄 대구는 식탁위에서 티슈를 뽑지 않습니다

3탄은 '대구는 식탁 위에서 티슈를 뽑지 않습니다'입니다.

독자들은 이게 무슨 소릴까 의아해 할 겁니다. 아직 친환경 버전이 아쉬운 저급한 티슈가 난무하고 있습니다. 울산시는 일반음식점 식탁에서 두루마리 화장지 사용 금지를 추진중입니다. 개선 기간을 부여하고 미 이행 업소는 식품위생법 행정처분을 할 계획이라네요. 두루마리 화장지는 인체에 유해한 물체가 많기도 하지만 외국인들이 몹시 불쾌하게 여깁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정통 식당용 티슈를 사용하지만 아직 상당수 인체에 유해한 형광물질이 함유된 저급 티슈가 대세입니다. 이게 왜 문제인가 하면 식탁위에서 티슈를 한장 뽑아낼 때마다 엄청난 숫자의 형광 입자가 비산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그대로 음식 위에 황사처럼 내려앉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티슈를 식탁 아래로 가져와서 뽑아 사용하거나 아니면 세면장에 가서 물로 입술가를 세척합니다. 식당용 티슈 업그레이드를 위해 식당 관계자와 대구시가 함께 고민해야 될 겁니다.

이런 작은 실천은 대구가 대표 음식을 개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겁니다. 대구가 웰빙 식단을 위해 이런 노력을 쏟고 있다는 걸 타지 사람이나 외국인들이 알았다면 당연히 대구 음식에 대한 신뢰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겁니다.

현재 전주나 대구나 음식 맛은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워낙 고급 소스와 양념 맛으로 코팅된 패스트푸드형 음식이 득세를 하고 있어 차제에 안동, 영양 등 경상도 반가음식도 원형 그래로 상품화할 때입니다. 꾸밈이 없이 단아한 음식이 차세대 식단입니다. 분명 여기서 대박이 터질 겁니다.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에 점점 식상해 하고 있습니다. 이젠 멋있고, 친절하고, 흥미로움이 있는 편(便)하고 펀(Fun)한 먹거리가 이길 겁니다. 당연히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입니다. 보세요, 음식의 승부가 맛이 아니라 종업원의 미소에서 나는 날이 머잖아 도래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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