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깨끗하고 친절하고 맛있는…'깨친맛 식당'을 아시나요

  • 입력 2009-04-03   |  발행일 2009-04-03 제43면   |  수정 2009-04-03
손님에게는 어떤 경우라도 'NO'라고 하지 않고
남은 음식은 손님 보는 앞에서 버려 '재활용 NO'
달서구 깨친맛 20개 식당 맛헌팅 위해 전국투어도
[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깨끗하고 친절하고 맛있는…

지난해 7월 달서구 깨친맛 식당 1호로 지정된 달서구 진천동 한정식 전문 '미담'의 2층 휴게실 전경. 동양과 서양의 인테리어가 조화로운 게 특징이다.

◇…달서구는 지금 깨친맛 돌풍

달서구청에서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 바로 '깨친맛 바이러스'입니다.

깨친맛은 '깨끗하고 친절하고 맛있는 식당'의 준말. 지난해 1월 사업이 발진됐고 그해 7월 20개 깨친맛 업소가 지정됐습니다. 이에 고무된 호림동 성서공단 3차단지 20개 업소 주인들도 자극받아 자청해 '깨친맛 거리'를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3월에 '깨친맛 운동 민관 합동 추진단'이 결성됩니다. 소비자식품위생감시원 25명, 음식업달서지부 7명, 관계 공무원 10명 등 모두 42명으로 짜여있습니다. 달서구에는 현재 성서공단 3차단지에 일반 음식점이 117개, 대구경북주택공사 사옥 등이 있는 상화로에 107개, 계명대 인근 로데오거리에 60개, 달서구 월광 수변공원 안에 있는 수밭골에 24개, 대구수목원 근처 한실들에 17개의 식당이 모여있습니다. 이중 성서공단 3차단지 내 20개 업소를 축으로 한 '달서구 먹거리 마을'이 지정됩니다.

해당 식당에 대해서는 지정서와 지정표지판을 부착해주고 그동안 2회에 걸쳐 친절교육과 마인드 함양 교육을 받도록 했습니다. 또한 숯불갈비 집에는 기름이 많이 튀기니까 기존 천 앞치마에서 종이로 된 앞치마와 수저받침대 등을 제공했습니다. 지난해 9월 성서3차단지 과학단지공원에서 '깨친맛 축제'를 개최했습니다. 맛도 알아야 하기 때문에 지난주 위생과 직원과 업소 주인이 함께 전라도 전주, 서천 등으로 음식기행을 떠났습니다. 특히 깨친맛 거리 업소 주인들은 노랑, 빨강 등 멋있는 유니폼을 단체로 맞출 예정이고, 한달에 한번 거리음악이 있는 철야 먹거리 축제도 계획중입니다.


◇…깨친맛 1호 식당 한정식 전문 미담을 둘러보니

달서구 진천동 대구수목원 입구 맞은편에 있는 달서구 깨친맛 1호점 한정식 전문 '미담(味潭)'을 둘러봤습니다.

카운트 앞 최광희 매니저가 입고 있는 한복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적황색 한복 윗저고리와 회색 치마. 여느 식당에선 만나기 힘든 복장이다. 동절기에는 중후한 색, 하절기엔 연주황색에 연두색이 매치된 한복을 나풀거리며 입습니다.

미담이 1호점으로 지정된 건 맛 때문만은 아닙니다. 주인과 직원의 한결같은 '마인드' 탓이죠. 직원 13명의 공통점은 모두 먹음직한 미소를 지니고 있다는 것. 그 미소는 하루아침에 터득된 게 아닙니다.

직원 표정이 스마일이란 것은 결국 오너의 마인드가 스마일이란 방증은 아닐까요.

건물 인테리어도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한옥과 양옥을 절충한 스타일. 값비싼 우윳빛 산호석과 목재만 이용했습니다. 건물의 중심부는 계단부, 꼭 호텔 로비스타일입니다. 2층 왼쪽 룸 복도는 궁궐 담장처럼 기와를 박아넣어 기하학적 미학을 최대한 돋웠습니다. 2층 휴게실 테이블에는 늘 슈퍼모델의 눈매 같은 절제된 화초가 앉아 있습니다.

여사장 배남희씨.

베테랑 스튜어디스 못지 않는 공손하면서도 정중한 화법이 인상적입니다. 제일은행 출신 친절교육 담당자 답습니다. 서울 출신인 그녀는 한정식 불모지인 달서구에도 손님 접대할만한 제대로 된 한식당 한 군데는 있어야 된다는 일념으로 2004년 식당을 오픈했습니다.

"요즘 퓨전 한식이 유행하는 데 겉멋만 든 뒤죽박죽 한식은 결국 단골을 확보하지 못하고 침몰하고 말 겁니다. 우리도 계절과 사람들의 입맛 변화, 사회적 이슈 등을 감안, 새로운 한식 메뉴를 개발할 거겠지만 구절판 같은 전통한식은 고수할 겁니다."

미담의 친절 원칙 하나. 절대 손님에게는 'NO' 라고 하지 말 것. 또한 손님도 한 식구라고 생각하는 배 사장도 직원을 식구라 여깁니다. 생일 맞은 손님을 위해 직원들이 함께 케이크를 들고와 축하해줍니다. 물론 직원 생일 때도 금일봉과 케이크를 안깁니다.

된장, 간장, 고추장, 김치는 직접 조리부장 최은희씨(54)와 함께 담근다. 옥상에 장독이 15개가 있습니다. 가능한 한 소금 대신 장으로 간을 맞춥니다.

"간이란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상태를 포착하는 기술인데 그건 바로 정성.".

미담의 대표 어록에 밑줄 좌악~ 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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